한국일보

종교적 지혜의 실천과 현실 생활

2019-07-16 (화) 원공 스님/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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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가르침(모든 종교와 진리의 가르침)을 일상 생활에서 실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는 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개월 동안 알래스카 벌목장에서 일하여 경비를 마련해서 2년 동안 세계여행을 했다. 벌목장에서 두 사람이 한 조가 되어 일하던 어느 날 이리의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와서 동료와 함께 가보니 이리 한 마리가 덫에 걸려 있었다. 이리에게서는 젖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새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주변을 한참 찾아서 새끼들을 발견하여 데려와서 젖을 먹게 하였다.

하지만 가까이 가면 으르렁거려서 풀어줄 수가 없었다. 새끼들에게 젖을 줘야 하는데 음식을 먹을 수 없으니 그는 자기의 도시락을 반으로 나누어서 이리에게 주었다. 밤이면 영하 30℃까지 내려가는 추위에도 이리가 걱정이 되어서 옆에 텐트를 치고 잤다.
5일이 지나자 이리가 꼬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그는 마음이 너무 기뻤다. 8일이 지나자 이리가 그의 손등을 핥았다. 그래서 이리의 상처를 치료해주고 덫을 풀어주었다. 이리는 새끼들을 데리고 가면서 두 세 걸음 가다가 돌아보고 두 세 걸음 가다가 돌아보면서 떠났다.
그는 이러한 경험을 한 다음부터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가 정성을 다하면 누구라도 친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는 여행을 마치고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들어갔다.
그는 그때에 얻은 지혜를 잊지 않고 실천했다. 회사에서 문제가 생기면 남을 탓하지 않고 자신의 정성이 부족했구나 생각하며 동료, 상사,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였다. 그러면 문제가 해결되었다.


어느 틈엔가 모든 일이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갔다. 자리가 생기면 모두가 그를 추천했다. 그래서 그는 빠르게 진급하여 젊은 나이에 사장의 지위에 오를 수 있었다.
불교의 핵심을 표현한 <반야심경>에는 ‘오온개공-오온이 비었다-‘을 말한다. 오온은 몸과 정신작용을 말한다. 우리가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것은 ‘참다운 나’가 아니어서, 오온의 나를 놓아 버리면 ‘진리의 나’가 드러난다.

오온의 나는 이기적인 에고(ego)의 무지이고, 진리의 나는 나와 남의 생명이 평등한 하나라는 지혜이며 남의 아픔을 아파할 수 있는 자비심이다. 그는 그러한 자비심을 느끼고 실천했다. 부처님의 핵심 가르침을 스스로 깨닫고 실천했다.

대행스님께서는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고 모든 것을 놓고 살아라.” 하셨는데, 그가 문제가 생겼을 때 자기 중심의 생각을 내려 놓고, 자기 탓으로 생각하고 더 정성을 다했다는 것은 스님의 가르침을 훌륭하게 실천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리는 가르침은 간단하지만 깊고 실천하기 어렵다. 그러나 바른 이해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면 나의 삶이 변하고, 이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지혜다.

<원공 스님/ 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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