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육우·젖소·수입육으로 구분, 거세유는 30개월 이상 가장 좋아
▶ 강레오의 테이스티 오딧세이
강레오 ‘식탁이 있는 삶’ 상무이사
우리가 즐겨 먹는 소고기는 일반적으로 한우와 육우, 젖소, 수입육으로 분류된다. 육우는 우유를 생산하는 젖소의 수컷을 거세해 식용으로 비육시키는 소이며 젖소는 말 그대로 우유를 생산하는 암소로 대다수는 홀스타인 품종을 말한다.
육우는 식용목적으로 단기간에 비육시키므로 한우의 육질보다는 부드럽지만 다소 싱겁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국내산 소고기’라는 표기로 판매하는 소고기는 모두 육우로 보면 된다. 젖소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많아서 더 이상 우유를 생산하지 못하는 소를 도축·가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육질이 굉장히 질겨서 주로 연육시켜 양념육이나 수프 등의 재료로 많이 쓰인다.
한우는 크게 거세우와 암소, 황소로 나눈다. 거세우는 일반적으로 25~35개월에 출하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사료를 먹이는 비용 등을 고려해 경제적으로 적정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부도 27개월 정도를 권장하고 있지만, 농가들이 비싼 값을 받기 위해 더 키우기도 한다. 한우 고유의 맛을 제대로 즐기려면 거세우의 경우에는 30개월 이상 키운 소를 1주일~20일 정도 냉장 숙성한 후 먹는 것이 가장 좋다.
암소는 농가들이 보통 송아지 가격이 비쌀 때는 송아지 생산 위주로 키우고 비육우 가격이 비쌀 때는 비육시켜 출하하기도 한다. 암소의 경우 새끼를 너무 많이 낳은 소는 질기고 뼈 국물도 잘 나오지 않는다. 2~4산(産)이 적당하다고 알려졌는데 2산 정도를 한 암소가 가장 맛있다고들 한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암소는 거세우에 비해 숙성 기간을 더 길게 해서 약 20~40일 냉장 숙성됐을 때가 부드럽고 맛이 좋다. 거세우는 40일 정도 지나면 식감을 떨어뜨리는 냄새가 날 수 있지만, 암소는 냄새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고기를 아는 분들은 60일 가까이 숙성시켜 시장에 나오는 것을 선호한다. 참고로 냉동육은 유통기한이 2년이고 냉장육은 60일이다.
암소는 좋은 등급을 찾는 것보다는 적정 개월령의 소를 잘 숙성시키는 것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정부에서는 1++등급과 1+등급, 1등급, 2등급, 3등급, 등외로 분류하고 있다. 거세우는 1+등급과 1등급이 전체의 약 75% 정도고 나머지가 1++등급과 2등급이며 3등급은 거의 없다. 암소는 1· 2· 3등급이 대다수고 1+등급과 1++등급은 10% 미만이다. 아무래도 새끼를 많이 낳고 출하된 소는 거의 3등급이라고 보면 되지만 적정기간 잘 키운 소도 있기 때문에 늘 꼼꼼히 골라야 한다.
황소는 사료값 때문에 이른 개월령의 소가 많이 출하되고 3등급이 대다수다. 햄버거 패티나 가공품 원료육으로 사용되지만, 요즘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의 소비 형태를 보면 주로 암소는 경상남도와 전라도, 충청도에서 선호하는 소이며 거세우는 수도권과 경상북도, 강원도에서 많이 판매되고 있다. 이를 보면 거세우나 암소 모두 어느 정도 개월령이 있어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한우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고 더 맛있게 먹기 위해 적정 기간의 숙성이 꼭 필요한 것이다. 어떤 종류와 등급의 소가 가장 맛있는 건 없는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소와 그 고기의 질감과 특유의 맛을 통해 본인의 기호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하고자 하는 요리에 이처럼 다양한 소고기의 부위를 접목하면 요리하는 즐거움이나 먹는 즐거움 또한 다양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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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레오 ‘식탁이 있는 삶’ 상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