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야키마 낙농가 ‘사면초가’ 위기

2019-03-13 (수)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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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값 하락, 분뇨규제 강화에 혹한으로 젓소 떼죽음까지

▶ 하루 1,850마리 폐사…370만 달러 손실

야키마 낙농가 ‘사면초가’ 위기

우유값 하락, 분뇨규제 강화에 혹한으로 젓소 떼죽음까지

하루 1,850마리 폐사…370만 달러 손실


동부 워싱턴주 야키마 밸리의 낙농가들이 폐업 위기에 놓여 전전긍긍하고 있다.

워싱턴주의 낙농업자는 지난 1993년까지도 2,500여 가구였지만 지난해에는 377곳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 4년간 바닥을 쳐 온 우유값과 주정부가 새로 도입한 젓소 분뇨관리 시스템 강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주정부가 요구하는 새로운 분뇨 관리시스템을 설치하려면 최소 30만 달러에서 최고 200만 달러가 들기 때문에 영세 낙농업자들에겐 큰 부담이다. 더구나 지난 2월초부터 강타한 혹한으로 젓소들이 집단 폐사한 것도 낙농 업주들을 좌절시키고 있다.

야키마 밸리에는 지난 2월 9일 시혹 50~60마일의 강풍을 동반한 혹한이 몰아쳤다. 밤 최저 기온 10도대 중반에 체감온도가 0도까지 떨어진 혹한으로 수 시간만에 젓소 ,850마리가 동사했다. 마리 당 2,000달러로 계산하면 손실액이 무려 370만 달러에 달한다. 피해 낙농가들은 연방농무부(USDA)에 시가의 75% 보상을 신청한 상태다.

한 낙농업주는 혹한이 몰아치자 젖소 수백마리가 추위를 피하려고 무리를 지어 한 곳에 몰리면서 서로 짓밟는 바람에 많은 젖소가 질식사했다며 다른 수천마리도 동상을 입었다고 하소연했다.

야키마 밸리에는 현재 57개 낙농가들이 평균 1,300마리의 젖소를 기르며 우유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은 전국에서 10번째로 많은 우유를 생산하는 워싱턴주 낙농업에 기둥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혹한으로 야키마 밸리의 15개 낙농업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집단 폐사 이후 제이 인슬리 주지사는 젓소 사체들을 오리건주의 쓰레기 매립지에 매립할 수 있도록 10만 달러의 특별 예산을 배정했지만 낙농업주의 근심을 덜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 낙농 업주는 “지난 4년간 우유의 과잉생산과 수요 감소로 가격이 떨어졌다”며 “최근 가격이 올라 기대감이 커졌는데 혹한으로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 워싱턴주의 혹한은 한달이 지난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지난 11일 야키마의 밤 최저 기온은 7도, 엘렌스버그의 밤 최저기온은 2~3도까지 떨어졌고 핸포드 15도, 골든데일 8도 등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추운 온도를 기록했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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