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계패권경쟁의 최후 승자

2019-03-05 (화)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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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2018년 중국과의 무역분쟁을 시작함으로써 본격적인 중국 견제에 나섰다. 세계 유일의 패권국인 미국이 도전국 중국의 불공정무역, 기술탈취, 각국 국내 정치 개입등 부당한 행태에 대한 제재는 물론 신장-위구르 인권, 대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중국의 경제력과 첨단기술 발전 추세를 그대로 두면 미국과 격차가 점점 좁혀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미국의 본격적인 중국견제에 나서게 한 것이다.

현재 세계패권경쟁 선상에서 미국의 가장 큰 적수는 역시 중국이다. 21세기 벽두에 터진 9.11테러로 미국이 침체일로를 걷자 브릭스(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가 급부상했으나 역시 살아남은 것은 중국뿐이다. 결국 미국은 장기 불황을 털고 일어서며 세계패권의 중심에 다시 우뚝 섰고 중국만이 힘겹게 미국을 향해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그렇다면 미국이 세계패권의 중심에서 절대 밀려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일례로 러시아는 주변국들을 흡수해 소비에트 연방국가를 형성하며 세계대국이 되었으나 공산주의 몰락과 더불어 연방국들이 속속 독립하자 본토인 러시아로 축소되었다. 반면 미국은 각 주들이 독립된 국가체제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연방정부에 속한 단일국가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씨스템을 국가기반으로 발전해 왔다.


그럼에도 한동안 미국의 패권이 쇠퇴하며 브릭스와 유럽연합이 대안으로 예상되었던 것처럼 현 중국의 도전은 향후 세계패권의 최후 승자에 대한 전망을 살펴보게 한다.
분명한 것은 중국의 도전이 단순히 경제력과 군사력 등으로 미국을 추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세계유일의 수퍼파워로서 미국의 자리를 넘본다는 것이다. 중국이 국가경쟁력을 갖추고 국제사회 패권에 올인할 경우 미-중 대결은 경제력 대결이 우선시 될 것이다. 미국에 대적할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했음에도 경제에 실패해 구소련이 무너진 것처럼 만일 미국이 세계최고의 군사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경제일인자의 자리를 내어줄 경우 중국의 세계패권은 그만큼 용이한 것이다. 중국이 미국과의 대결에서 경제에 올인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중국은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에 의해 발전해 온 미국식 자본주의를 대체할 만한 경제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비록 개방경제이긴 하나 여전히 국가가 통제하는 관료적이며 폐쇄적인 경제구조는 자유로운 국제경제시장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없고 획일화된 경제발전은 미국과의 무역경쟁에서도 결코 적수가 될 수 없다.

세계패권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 특성상 동맹국들과의 연대도 무척 중요하다. 나토를 기반한 유럽의 각 국가들이나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동맹국들이 미국을 제치고 중국을 향해 등을 돌릴 가능성도 없다. 중국은 과거 공산동맹국인 러시아와 북한과 명분상의 동맹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국제문제에 있어 비민주적이고 자유주의 질서를 무시하는 중국이 세계유일의 슈퍼파워가 되는 것을 국제사회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패권경쟁에서 승리하는 일은 국제사회의 진정한 리더가 되는 매력적인 일이다.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불사하고 러시아의 첨단 군사기술력을 제압하기 위해 군사기술 개발에 올인하는 것도 모두 국제사회의 속성인 패권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것이다. 여전히 공동수역의 영토권을 주장하는 물리적 전쟁이 횡행하고 핵개발을 통해 핵전쟁 도발 운운하는 것도 각국가가 세계패권경쟁에서 한몫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한 각종 패권경쟁을 제압하고 조정하여 인류평화와 안전을 위해 나아가려는 국가만이 미래에도 여전히 세계패권경쟁에서 최후 승자가 될 것이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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