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2019-03-02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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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담판이라 했던 트럼프 김정은 베트남 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단독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북한이 제시한 영변의 핵시설 불능화를 넘어서 미사일과 다른 지역의 핵시설까지 불능화를 요구했고 이에 북한은 제재의 전면해제를 요구했고 미국은 제재의 전면 해제를 들어 줄 수 없어서 회담은 성과 없이 끝났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으로 끝난 것은 아니고 조만간 준비된 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것으로 기대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세기의 담판을 취재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수천 명의 기자들이 몰려들었지만 모두들 황당하다는 표정이다.

그럼 언제 다시 트럼프 김정은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까? 내년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이 되기 전에는 사실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회담의 실패를 안고 미국으로 돌아오는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들은 온통 트럼프 대통령을 괴롭히는 일들 밖에 없다. 자신의 집사역할을 했던 마이클 코헨 변호사가 하원 청문회에서 트럼프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증언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물론 코헨 변호사는 더 이상 트럼프 대통령으로 부터 보호 받을 수 없는 처지에서 자신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최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치부를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주도한 국가 비상사태선포 무력화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 했다. 문제는 하원에서 공화당 소속 의원 13명이 민주당 주도 결의안에 동참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결의안이 공화당 다수당인 상원에서 통과되기는 쉽지 않다. 설사 통과 된다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만이고 법적인 효력을 가진 법안도 아니다.

그러나 점점 조여 오는 뮬러 특검과 의회의 파상적인 공세는 내년도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분명히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서 단독 기자회견에서도 불평을 했지만 너무도 중요한 정상회담에 맞춰서 코헨 청문회를 잡은 것이 미국을 위해서 좋지 않다고 했듯이 세기의 담판이라는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장에서 집중을 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2020년 대선을 위한 각 후보들의 출정식과 지지세 결집을 위한 세 모으기가 시작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파상적 공세를 할 민주당 후보들뿐만 아니라 같은 공화당 후보들도 모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할 것이다. 여기에 수많은 언론들과 트럼프 공화당에서 쫒거난 전통적인 공화당 인사들의 공세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가 끝날 때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릴 것이다. 특히 뮬러 특검이 대통령에 대한 공격 보다 대통령 자식들에 대한 공격과 형사처벌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받을 스트레스는 더욱더 엄청날 것이다.

결국 미국의 정치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분열되고 치열한 정쟁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의 핵능력은 더욱더 강화 될 것이고 다음 협상 자리에서 미국의 입지는 더욱 좁아 질 것이다. 물론 북한에 대한 제재는 계속하겠지만 제재에 익숙한 북한의 내성 또한 더욱 강해지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했다. 부디 그러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번 회담이 북한의 핵무력 강화를 막고 추가적인 협상을 통해서 비핵화를 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기를 천지신명께 빌어본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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