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국경장벽 강행

2019-02-16 (토) 05:24:02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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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지역 마약·폭력·인신매매는 미국에 대한 침략”

▶ 예산안 서명해 셧다운 막고 비상사태 선포로 승부수

민주당 강력 반발 … 법적 대응 나설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결국 국경장벽 설치 강행을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서명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재발을 막는 동시에 국경장벽 설치를 위한 국가비상사태 선포 관련 서류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에 앞서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벌어지는 마약, 폭력조직, 인신매매 등은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이라며 “우리는 범죄자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연방 상하원은 전날 장벽 예산으로 13억7500만 달러의 자금이 담긴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57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통해 의회 예산을 포함, 총 80억 달러 정도의 장벽 예산을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국방부 군 건설 예산 35억 달러, 마약 차단 프로그램 예산 25억 달러, 재무부 몰수 기금 6억 달러 등을 장벽 예산으로 돌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법적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의회는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며 초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소송전을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비상사태는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으로 전쟁 등 비상상황이 닥쳤을 때 행정부가 위기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선포할 수 있다. 1976년 만들어진 국가비상사태법은 비상 상황 하에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 자체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경우는 자연재해 상황을 제외하고도 최소 58회나 된다.

하지만 비상사태의 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 국경의 현실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최근 20년 동안 불법 이민자들의 수는 감소세를 보이는 등 뒷받침할 자료는 부족하다. 그러나 대선 핵심공약인 국경장벽 건설을 포기했다간 지지층이 대거 이탈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조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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