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경기는 언제 어디에서 왔을까?

2019-02-05 (화)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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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는 언제 어디에서 왔을까?
‘사장님! 요즘 사업 어떻습니까?’ 인사차 건네는 말에 돌아오는 대답은 옛날이나 오늘이나 글자 하나도 틀리지 않고 그대로이다. ‘경기 지표는 맨날 좋아진다는데 우리네 주머니는 점점 더 가벼워 지고 있어 걱정입니다.’

내가 토론토에 처음 도착하던 30 년 전에도 사상 최대의 불경기라고 아우성 치던 기억이 새롭다. 뉴욕으로 옮겨왔던 20여년 전에도 여전히 불경기였고 30년이 지난 오늘도 이 놈의 불경기는 요지부동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직원들까지 다 내보내고 주인 부부들이 열심히 뛰지만 미소가 사라진 삶을 지켜보면 목회자의 마음은 한층도 더 무거워 진다. 그래서 도대체 이 놈의 불경기는 언제 어디에서 왔을까요? 추적을 안해 볼 수가 없었다.

언젠가 창세기를 읽다가 ‘아! 이때부터 인류의 불경기가 시작됐구나!’ 결정적인 대목을 발견하고 무릎을 쳤던 기억이 새롭다.


인류가 에덴에서 추방되면서 불경기는 시작되었다. 에덴동산은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지상 낙원 1번지 였다. 생명으로 가득찬 하늘과 땅. 싱그러운 생명들. 대지를 적시고 은은하게 뿜어 나오는 아열대의 생명강수의 촉촉한 습기들은 동산의 온갖 꽃들을 키워낸다.

에덴동산! 거기에는 추위도 더위도 재앙도 없고, 질병도 죽음도, 한숨도 눈물도, 불경기의 그림자 가 발붙일 곳이 없는 생명과 평화만이 머무는 곳이었다.

그러나 금단의 열매를 선택함으로 인류는 이때부터 불경기를 스스로 불러 들이고 말았다. 축복의 동산에서 추방당한 인류는 곧 바로 불경기의 현장인 온갖 엉겅퀴와 가시덤불과의 투쟁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땀을 흘리며 열심히 땅을 갈아 엎어도 동반 타락한 환경의 불황에서 풍성한 열매를 기대할 수 없었다.

세월이 흐를수록 쌓여만 가는 인류의 죄악은 드디어는 홍수 심판을 불러들이고 말았다. 노아 홍수는 인류 최초로 최대의 불경기에 대한 심판이었다. 심음과 거둠, 추위와 더위와 여름과 겨울과 낮과 밤이 고단한 인생살이에 계속 불경기의 지표는 오르막으로 달리기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끈질긴 불경기의 맥을 끊을 수가 있단 말인가?
불경기를 극복하는 비결은 원래의 에덴으로 돌아 가는 것이다. 실락원을 복락원으로 바꾸면 모든 불경기는 사라진다. 그러나 말처럼 쉽지 않다. 마치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같이 불가능 하다고 예수께서도 말씀하셨다. 불경기를 호경기로 바꾸는 일은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하나 하나님은 얼마든지 가능하시다. 그분과 다시 교제만 회복된다면 얼마든지 불경기를 물리치고 호경기의 에덴에서 살아갈 수 있다.

갈릴리 호수의 베테랑 어부 피터 형제들은 밤새도록 조업을 했지만 빈그물로 허탈한 새 아침을 맞았다. 때마침 찾아온 나사렛 사람 예수를 만나 깊은데 그물을 내렸더니 두 배를 채우는 만선의 기적을 만났다. 얼마나 큰 기적이었는지 자기들 배를 버리고 그 분 물고기의 흐름을 마음대로 바꾸시는 창조주를 따라 영원한 제자의 길로 나섰다.

오늘도 내 주변 사람들 중에는 불경기를 모르고 사는 이들이 여러분들이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불경기 시대에 복락원의 기쁨을 누리며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는 분들이다. 우리 모든 한인들이 불경기를 모르고 살아 갔으면 참으로 좋겠다.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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