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은 스포츠 왕국

2019-02-02 (토) 김명욱/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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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경기(運動競技/Sports). 스포츠는 프랑스어 desport(여가)에서 유래된 단어다. 여가. 그래 스포츠는 여가로 하는 운동이다. 그런데 그 여가로 하는 운동이 지금은 어떤가. 스포츠 경기를 보는 사람은 여가로 볼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스포츠를 하는 프로 선수는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왜. 돈이 걸려 있기 때문이다.

허긴, 운동선수보다도 더 피를 튀기며 보는 사람도 있다. 경기에 도박을 걸었을 때 얘기다. 두 사람이 하는 경기. 어느 한 사람에 돈을 걸었다. 그럼 그 선수가 이기기를 바라는 도박자의 마음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흥분의 도가니 상태가 된다. 심장이 벌렁 벌렁. 그러니 심장의 피가, 튀는 소리가 안 들리겠나.

내일이다. 2월3일. 일요일. 미국의 스포츠 중에서도 최대의 축제이며 빅게임 중의 빅게임. 수퍼보울이 열리는 날이다. 제53회. 애틀란타의 메르스데스 벤츠 스테디움에서 열린다. 쩐의 전쟁이라고 불리는 수퍼보울. 이번 경기의 티켓 한 장당 평균 가격은 4,663달(약 552만원). 30초 광고 단가는 520만 달러(약 58억원)이다.


이번 수퍼보울은 동부와 서부의 대결이다. 동부의 명문 팀인 보스턴의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서부 로스엔젤레스(LA)의 램스가 붙는다. 생중계 시청자만 1억1,130만 명이 될 거란다. 미국인 3명 중 1명이 보는 꼴. 특히 이날은 닭 날개가 불티나게 팔리는 날. 지난해엔 1억3,500만 여개가 팔려나갔단다. 올해는 얼마가 팔릴까.

미국이란 나라. 과히 스포츠의 강국이라 할 수 있다. 일 년 내내 스포츠경기가 그칠 날이 없다. 골프만 해도 그렇다. 1월부터 12월까지 계속 된다. 그리고 농구와 아이스하키. 야구와 미식축구 등. 볼거리가 너무 많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미국이 천국이다. 직접 경기를 하지 않아도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니 그렇다.

뉴욕엔 유에스(US) 오픈 테니스 구장이 있다. 한인들이 많이 사는 플러싱 가까운 코로나공원에 있다. 노동절 전후의 8월말과 9월초 약 2주간에 열린다. 이 대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테니스 대회(1881년). 600여명의 선수들이 기량을 겨룬다. 지난 해 총 상금은 5,300만 달러였고 남녀단식 우승상금은 380만 달러였다.

프로 운동경기에서 남녀의 우승상금은 크게 차이가 있다. 골프만 해도 남자가 100만 달러를 넘는데 비해 여자는 수십만 달러에 불과하다. 그런데 유독 테니스만은 남녀에 차별을 두지 않고 평등하다. 세계 메이저대회 남녀 우승상금이 똑같다. 어떻게 된 걸까. 이렇게 된 데는 미국 여자 선수 빌리 진 킹의 역할이 크다.

1973년 영국 윔블던대회. 미국의 여자선수 빌리 진 킹과 남자선수 바리 릭스가 성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킹의 승리. 이로 인해 1973년 유에스 오픈 테니스 대회의 우승상금이 똑같아졌다. 이후 세계여자테니스협회의 주선으로 호주, 프랑스, 윔블던이 남녀 상금을 평등하게 했다. 이전엔 남자가 여자보다 8배나 많이 받았었다.

사는 동네에 태권도장이 하나 있다.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들. 어린아이들인데 모두 히스패닉 계통이다. 한인은 한 사람도 없다. 가르치는 사범도 히스패닉. 동네 YMCA에서도 태권도를 가르친다. 여기도 마찬가지. 배우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모두 한인이 아니다. 이렇듯 태권도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는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태권도가 올림픽에 책정된 건 2000년 하계올림픽부터다. 순수(아마추어) 스포츠, 올림픽. 하계대회와 동계대회가 있다. 우승을 해도 메달만 있다. 그래도 국가의 대표 선수들끼리 겨루는 스포츠이기에 명예를 걸고 싸운다. 올림픽이 열릴 때엔 출전한 전 세계 국가가 열을 올린다. 서로 메달을 많이 받는 국가가 되기 위해.

세상 사는데 재미를 주는 것 중 스포츠만한 것도 없을 것 같다. 미국에선 텔레비전만 틀면 언제고 볼 수 있다. 년 중 무휴로 이어진다. 과연 미국은 스포츠의 왕국이라 할 수 있겠다. 포브스지가 발표한 세계 최대 스포츠 팀 50개 중 43개가 미국에 있다. 이에 따른 스포츠매출액. 상상을 불허한다. 내일 수퍼보울은 누가 이길까.

<김명욱/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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