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 어디에 있는 거죠?

2018-09-14 (금) 전미정/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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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네티컷 칼럼

모두가 찾는 행복, 어디에 있는 거죠? 목마른 사람에게 물이 반쯤 담긴 컵을 건네주었다.그는 '반이나' 채워진 물을 마시며 잠시 갈증을 달랬을까, 아니면 '반 밖에' 채워져 있지 않은 물을 마시고 여전히 갈증에 시달렸을까? 사실 목마른 사람이 선택해 마신 물의 양은 큰 차이가 없고, 그가 처한 근본적인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갈증은 언제든 다시 찾아온다.

우리는 누구나 수시로 갈증을 느낀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막상 그 상황이 되어보면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어찌 그리 많은지...

어떻게 하면 그런 갈증 속에서도 행복한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한 삶은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에 대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우리도 그런 가치 있는 삶을 살기위해 심신의 고단함도 뒤로하고, 토기장이가 정성스레 진흙을 빚어 올리듯 우리의 삶을 빚는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은 건강 유지, 장수, 노화 방지, 시련 극복, 그리고 위기관리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되었다.

실제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매사 긍정적인 마음으로 임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회복 추세를 보인다. 여기에 미술 등의 창작 활동으로 이어지는 경우 더욱 높은 성취감을 얻게 되고, 병상생활로 인해 쌓인 무기력과 우울감을 감소시킨다.

물론 질병과 병상의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지만, 긍정적인 마음을 연습하는 사람들이 놀라운 회복 및 재활치료에 속도를 내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은 행복을 '설정된 행복의 범위, 삶의 상황, 거기에 자율성이라는 커다란 요소의 합산으로 이루어지는 하나의 방정식’이라고 말했다.

누구나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면 좌절, 실망 등의 부정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이때 힘든 점들에 순위를 매겨 제일 작은 불편함부터 꼽아본다면 의외로 각 상황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스스로 겪는 상황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조절하는 자율성을 얻게 되고 위축된 심리도 함께 회복시키는 돌파구를 찾기도 한다.

반면 부정적인 생각에 휩싸여 감정 돌보기를 등한시 한다면 불쾌감과 두려움으로 시작된 감정들이 종국에는 자기방어적인 심리를 넘어 신경질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치닫는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은 무조건적인 무한 긍정주의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돌보았던 감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 자기 자신에게 인정과 응원의 말을 건네자. 정말 고생 많았어. 정말 잘하고 있어.
내 마음에 귀를 기울여보고, 혹 불안한 그림자가 비춰질 때면 말을 건네자.
쉽지 않은 거 알아, 하지만 괜찮아. 지금 정말 잘하고 있어.

행복한 삶은 타인이 인정하고 부러워하는 순간들일까? 외관으로 비춰진 결과보다는 평생에 걸쳐 소중히 빚어낸, 포기하지 않는, 스스로 인정하는 긍정적인 삶. 그것이 답이 아닐까 싶다.

<전미정/미술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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