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의회 민주주의와 선거

2018-06-02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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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5일은 뉴저지 예비선거 날이다. 특히 한인인구가 50%가 넘고 민족단위로 한인유권자가 가장 많은 팰리세이즈팍에서는 역사상 가장 많은 한인 후보들이 출마를 했다. 시장 후보 3명중 2명이 한인후보, 2명을 뽑는 시의원에 5명 후보 전체가 한인들이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한인이 과반수이기에 시장도 한인이 되어야 하고 시의원도 7명중 4명은 되어야 하지 않겠냐고 할 법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인들의 투표율이다. 주위에 비슷한 타운들이 많이 있지만 한인들이 가장 불편을 많이 느끼는 곳이 팰리세이즈팍이다. 그 이유는 이 타운의 한인들이 투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숫자가 많으면 무엇 하랴. 투표를 하지 않으니 결집된 소수보다 못한 대접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 최저임금 문제로 스몰비지니스에 종사하는 많은 분들이 힘들어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각종 규제만 하고, 말로만 스몰비지니스를 위한다고 하는 정치인들도 정책은 모두 대기업과 노조의 입장에서 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대기업들은 늘 로비스트를 움직여서 돈으로 정치인들을 관리하고 노조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의회로 보내서 자신들의 정책을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변변한 조직도 없고 또 힘을 모아서 정치인을 의회로 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연방이나 주나 만만한 게 스몰비즈니스를 재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의회민주주의 사회라고 늘 모두에게 공평한 정책을 내놓는 게 아니다. 모든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지기반을 위해서 일을 한다. 그러니 업종별, 민족별 지역별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결집하지 못하는 집단은 자연히 도태할 수밖에 없다.

살기가 팍팍해지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부담이 주거비용이다. 특히 대도시일수록 더 그렇다. 그 이유는 치솟는 렌트비다. 렌트비의 상승은 비단 주거만을 어렵게 하는 것이 아니다. 스몰비지니스를 어렵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다. 모든 물가 중에서 가장 많이 뛴 것이 땅값이고 건물 값이고 임대료이고 집값이고 집 렌트비다. 모두 치솟는 렌트비의 노예가 되어 죽어라 일해서 임대료 내고나면 손에 쥐는 돈이 그야말로 쥐꼬리만 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는 지금의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지만 해결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 이런 문제를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을 해야 하지만 이들 모두 부동산 재벌들의 친구이기 때문에 감히 반 부동산 정책을 내놓을 수가 없다.

결국 자영업자들과 렌트비 상승에 고통받는 유권자들이 자신들의 대표자들을 의회로 많이 보내서 압도적인 숫자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영업자들과 시민들은 하루하루 빠지지 않고 죽어라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이기에 후원금도 내기도 어렵고 또 모여서 어떤 후보를 만들기도 어렵다. 그래서 늘 불만만 가지고 하루하루를 살 수밖에 없는 처지다. 답은 전체를 얻기 위해서 일부 손해를 감수하고 모든 자영업자들이 나서는 것만이 해결의 방도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주인은 모든 시민들이다. 시민들이 자신의 이익과 커뮤니티 더 나아가 나라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소규모이든 대규모이든 모여서 끊임없이 대화하고 토론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토론의 결과를 가지고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돈을 가지고 사람을 사고 정보를 확보하고 만들어내는 소수의 부자들이나 결집된 특정 집단이 만들어가는 사회를 떠받혀주는 역할만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다인종 다민족 국가에서 살고 있는 소수중의 소수인 한인들은 투표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남다른 경각심을 가지고 선거에 빠짐없이 참여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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