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각각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UCLA 캠퍼스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UCLA가 지난해 캠퍼스 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방치했다는 이유로 유대인 학생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613만달러(약 85억원) 배상에 합의했다고 AP통신과 NBC 방송 등이 29일 전했다.
이 소송은 지난해 캠퍼스 내 격렬한 시위가 수일간 이어진 뒤 이 학교의 유대인 학생 3명과 교수 1명이 학교 측을 상대로 "시위대가 캠퍼스 내 강의실이나 다른 지역에 대한 접근을 막도록 허용함으로써 우리의 시민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제기한 것이다.
이 소송을 심리한 마크 스카시 연방 판사는 작년 8월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학교 측이 이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조처를 하라고 예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에 금전적 배상 외에도 UCLA는 유대인 학생과 교직원들이 캠퍼스 내 어떤 측면에서도 배제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613만달러의 합의금은 원고들의 손해에 대한 보상과 법률 비용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8개 유대인 단체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AP는 전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뉴욕의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종식을 촉구하고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지지하는 시위가 시작돼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UCLA에서는 다른 대학들보다 비교적 늦게 시위가 시작됐으나, 캠퍼스 내 텐트 농성장에 한 무리의 젊은 남성들이 난입해 폭력을 행사하면서 양측의 물리적 충돌로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당시 학교 측은 평화적인 시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는데, 이런 미온적인 대응이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작년 시위의 진원지로 꼽히는 컬럼비아대는 최근 시위에 가담한 학생 수십명에게 정학, 퇴학 등 징계를 내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컬럼비아대와 하버드대 등 주요 대학에 학내 반유대주의를 단속하지 않으면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하면서 주동 학생 징계 등을 요구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