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조 스님 봉축법어
2018-05-24 (목)
오늘은 생명의 존엄과 자유와 평등을 이 세상에 처음으로 말씀하신 부처님께서 오신 날입니다. 지금도 힘있는 무리들의 횡포에 생명과 기본권이 짓밟히는 일들이 허다한데 2천6백여년전 인도에서는 어떠하였겠습니까?
인도에서는 옛날부터 지금까지 힘있고 꾀있는 사람들이 꾸며낸 브라만천의 창조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꾸며낸 말은 힌두교라는 종교를 만들어냈고 사회적으로는 네 가지 계급도 만들어냈습니다. 제1계급은 제사와 종교의식을 담당하는 사제계급과 제2는 통치계급(왕족과 귀족)과 제3은 농상인과 최하는 노예로 네 계급제도였습니다,
이런 제도가 브라만 창조신의 뜻으로 이루어졌다고 하여 수천년을 세습되어온 터라 감히 불만이나 저항은 꿈속에서도 생각못하던 암혹한 시기에 정말 하늘과 땅도 놀랄 생명의 존엄과 자유와 평등을 말씀하신 부처님이 탄생하신 날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우리 생활의 덕목으로 사랑과 가엾이 여김과 더불어 기뻐함과 평등한 마음으로 모든 생명을 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은 같은 핏줄을 나눈 사이라도 이해와 갈등이 생기면 갖은 핍박과 살상도 서슴지 않고 자행됨은 물론 심지어는 형제간이나 부자 모녀간에도 전문 싸움꾼을 동원하여 결판내려는 슬픈 일들이 벌어지곤 합니다. 이러한 참상의 치유를 위하여 사랑과 연민과 더불어 기뻐함과 평등한 마음은 우리가 늘 지녀야할 말씀입니다.
요즈음 우리 겨레에겐 아주 좋은 소식도 있습니다. 남북 분단과 동족을 적으로 한 전쟁도 치르고 지금도 안심 못하는 휴전상태인데 남북한의 정치책임자들이 화해와 공존을 논의한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화해와 공존이 발전하여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미물도 가엾이 여기라’시는 부처님 말씀과 ‘원수도 사랑하라’시는 예수님말씀과 일생을 겨레사랑과 나라독립에 헌신하신 도산선생의 뜻을 마음에 새기어 우리 민족의 비원이 성취되도록 마음 다하여 기도하고 나름대로 노력하여 분단의 아픔이 후손들에게 이어가지 않도록 하여야겠습니다. 온 겨레와 전 인류에 부처님의 자비가 항상 하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