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반도 올림픽이 만드는 세계평화

2018-05-01 (화) 안충승 한민족포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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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리는 평화의 축전 올림픽은 세계 역사를 바꾼다. 88서울올림픽이 계기가 되어 냉전이 종식되고 공산권이 완전히 개혁개방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었다. 이번에 30년만에 열린 평창올림픽 또한 가공할 핵전쟁의 위험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구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84년 LA올림픽에는 동서 양진영이 각각 불참해서 둘 다 절반의 올림픽이 되고 말았었다. 88년 서울올림픽에는 사상최대 160국가에서 8391명의 선수들이 참석했고, 소련, 중국, 동유럽 등 공산국가에서 많은 정치인들도 참석했다. 당시 정주영 대한체육회장과 임원들은 올림픽 기간 중에 공산국가에서 온 정치인들을 낮에는 포항제철,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를 산업시찰시키고 밤에는 환영파티를 열어서 극진히 대접했다. 그들은 북한과 비교해서 남한이 이토록 발전한 것은 자유경제체제 때문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89년 1월초 현대그룹 부사장이었던 나는 정주영 회장과 사장 단 세 명이 당시 한국과 국교가 없었던 소련의 초청을 받아 레닌그라드와 모스크바를 방문하였고, 4박5일간 17개 부서 장관급들을 만나 경제개발에 관해 면담을 했다. 그 후에도 10여 차례 더 방문하며 소련이 개혁 개방하여 러시아로 변신해 발전해 가는 과정을 지원하며 지켜보았다. 중국도 수차례 방문하여 많은 조선 해양공사를 수주했다.


우리가 ‘을’인데도 선생님 모시듯 하면서 기초부터 배우려는 그들의 자세가 진지하다 했더니 지금은 제2경제 대국으로 성장해 미국에 맞서게 됐다. 88서울올림픽에 오직 북한만이 참석하지 않아서 무척 아쉬웠으나, 이번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김정은 위원장 동생 김여정이 특사로 참석해서 성공적으로 동계올림픽이 치러졌고, 이어서 이번에 극적인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까지 연결되었다. 평창 옆 동네에서 태어난 나는 고향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축제를 보러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중에 한국을 방문했다. 어린 시절에 비참한 한국전쟁을 체험한 나는 올림픽 개패회식에 남북한 선수들이 함께 입장하는 것을 보고 무척 기뻐하며 한반도 평화를 기원했다.

지난 18대 대선 열기가 뜨거울 때 정동채 민주당 인사추진위원장이 문재인 후보를 도와 달라며 미국에 있는 내게 전화를 해왔다. 나는 돕고 싶지만 정치인이 아니라고 사양했더니 “안 박사가 적임자이다.”라고 하며 적극 추천해서, 한국 민주당 당사를 방문해서 임명장을 받았다.

1,219명의 대학총장, 교수, 지식인, 공학자 등 자문위원을 대표해서 “나는 원래 중도보수이나, 문재인 후보가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고 중소기업을 살려 경제민주화를 더 잘 할 수 있으며, 또한 동서화합에 최적임자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지연설을 한 바 있다. 이번 남북평화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이끌어 낸 것은 기대했던 대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도력이 만든 작품이다.

앞으로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구축을 위해서는 미국, 남한, 중국, 북한 4자회담에서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고, 북한의 핵 폐기 이행에 대한 경제적 보상으로 인프라를 구축을 지원해서 북한도 잘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변 핵 단지에 있는 5MW 경수로를 폐기하고 그 대신에 500MW급 화력 발전소를 지어주는 것이다.

북한도 체재는 유지하면서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민생을 살려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쇄하고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사전에 발표한 것은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올바른 조치였다. 이번에 첫발을 디딘 남북평화회담과 한달 후에 있게 될 북미 정상회담을 통하여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한반도에 영원한 평화가 구축되기 바란다.

<안충승 한민족포럼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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