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W-2기록 남기고 직원 무리한 요구 주의해야”

한인 네일 업주들이 임금 체불 등을 이유로 무더기로 송사에 휘말리고 있다.

오버타임 미지급 등 노동을 위반했다며 거액의 배상 청구가 잇따르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델리, 식당 등 업계 전반에 이 같은 배상 청구가 여전하지만 네일 업계의 경우 올 들어 소송건수가 예년에 비해 부쩍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뉴욕한인네일협회에는 올 들어 업주들의 노동법 위반 소송 관련 문의가 매주 1-2회에 이르고 있다. 박경은 뉴욕한인네일협회장은 “예년에는 한달에 두어건 정도였다면 올해 들어서는 매주 꾸준히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노동국에 고발한 경우는 거의 없는 반면 소송을 진행하겠으니 배상을 하라며 변호사를 통해 연락이 오고 있다는 문의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이전에 비해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웨체스터의 한 한인 네일 업주는 3년 동안 근무한 직원이 최근 퇴사한 후 변호사를 통해 수만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해 와 변호사를 고용,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브롱스의 한 한인 네일 업주는 지난 달 직원 10여명으로부터 집단 소송을 당해 수십만 달러를 물어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뉴욕주 노동국에 고발하기보다, 직원들이 노동법 변호사를 찾아 소송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빠른 시일 내에 합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고인 직원은 승소한 후 배상금을 변호사와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지만 업주인 피고는 재판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변호사 비용 등 경제적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따라서 비용에 부담을 느낀 업주들이 일찌감치 백기를 들면서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임금 체불 등의 피해를 입은 직원이 변호사를 고용해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지만 업주가 기록을 소홀히 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한인 네일 업주는 “최근 직원이 가져온 스패니시로 된 신문을 보고 깜짝 놀랐다. 3-4년전에는 어쩌다 보게 됐던 노동법 소송 전문 변호사들의 광고가 요즘은 거의 신문을 도배한 수준”이라며 “이들의 소송을 부추기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소송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최저 임금을 제대로 지급하고 이에 대한 기록을 빠뜨리지 않는 것은 물론, 아무리 신뢰가 깊은 직원이라도 무리한 요구는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주한 공인 회계사는 “직원이 서류상 연소득을 낮추기 위해, 아예 임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달라며 업주에게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직원을 붙잡고 싶은 업주는 어느 금액까지 W-2에 반영을 하면 되냐고 문의해 오는데, 이같은 문의 자체가 어불 성설”이라며 “임금 지불 액수 그대로 W-2기록을 남겨야지, 직원의 무리한 요구에 응했다가는, 오히려 업주가 함정에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할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뉴욕시에서 11인 이상의 직원을 둔 업소의 경우 최저 임금은 13달러다. 팁을 받는 네일 업소의 경우 팁 크레딧은 1달러 95센트와 3달러 20센트가 각각 적용, 최저 임금은 9달러80센트 또는 11달러5센트가 된다. 10인 이하의 네일 업소라면 1달러80센트, 2달러95센트의 팁 크레딧이 각각 적용, 9달러 5센트 또는 10달러 20센트가 최저 임금이다.
롱아일랜드와 웨체스터의 팁 크레딧은 1달러65센트와 2달러 70센트이며 최저 임금은 8달러30센트와 9달러35센트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