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선교인들의 대담한 대결

2018-03-13 (화)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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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체스터 칼럼

2010년 세인트 루이스에서 열렸던 집회 참석차 내렸던 비행장과 중심가로 향하는 길 가로등마다 “Welcome, United Methodist Women! (여선교인들을 환영합니다)”라 걸렸던 깃발들은 믿음을 행동으로 옮겼던 대담한 여선교인들의 힘을 상기시켜주고 있었다. 세인트 루이스가 이렇듯 전국 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의 집회를 환영하게 된 데에는 역사적인 이야기가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물질의 위력은 대단하다. 그 위력 앞에서는 본인의 의지나 철학이 관계없고, 또한 그 어떤 논쟁의 여지도 없다. 경제적인 손해와 이익이 명백할 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는 길은 명확해 진다.

경제적 상황을 악용 자신의 탐욕을 위해 많은 이들을 궁지에 빠뜨리는 불의하고 파렴치한 경우가 허다하지만, 그러나 이를 현명하게 이용 사회정의를 위해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사례들도 간혹 있다.


1942년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때에 연합감리교회 여선교인들이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첫번째 4년차 집회를 준비하던 때였다.

많은 이들이 모일 수 있는 넓은 공간과 3박4일을 묶을 수 있는 호텔들이 필요하여 집회 장소를 미조리주 세인트 루이스시로 결정하고, 호텔예약을 하던 과정에서 흑인회원들의 호텔예약 거절사태가 일어났다.

그 당시 이런 인종차별사건은 새롭거나 놀라울 것이 아니었지만, 사회정의에 앞장 서는 여선교회에서는 예상된 부당한 반응에 대응하여 흑인과 백인여성들이 함께 투숙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했으며, 결국 오하이오주 컬럼버스로 이동하기로 결정하고 그 곳에서 역사적인 첫 집회를 열었었다.

76년후, 올해 5월에 3,000-4,000 여명으로 예상되는 회원들이 다시 바로 그 장소에서 집회를 갖게 되었으니 이 역시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겠다.

더구나, 이 사건이후 물질의 위력은 대단한 영향력을 과시하여 흑인여성들에게 숙박을 거부했던 세이트 루이스호텔들이 인종차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얼마나 컸는지를 뒤 늦게 깨닫고 인종차별없이 투숙객을 받아들이는 변화를 가져왔다.

그 후 불과 16년 후인 1958년, 아직도 미국 전역에 만연하는 인종차별 정책에도 불구하고 5번째 여선교회 집회는 세인트 루이스에서 어려움 없이 열 수 있었다.

성령의 감동감화를 받은 믿음의 자매들이 사회정의를 위해 지역사회에서 힘을 뭉쳐 변화를 불러왔던 믿음의 선배들의 행동에 힘을 입어 지금도 끊임없이 정치인들과 사회적 영향력을 갖은 이들에게 부당하고 불평등한 정책을 없애거나 만들지 못하도록 청원서를 만들며 사회적인 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크고 작은 변화를 가져오는 여선교인들의 아동과 청소년과 여성들을 위한 끊임없는 선교는 지난 150년 동안 조용히, 때로는 대담한 대결을 불사하며 계속되고 있다.

<김성실/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 인종정의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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