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인의 저력

2018-01-31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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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6.25동란이 발발했을 때 전세계에서 한국을 돕고자 54개국이 파견됐다. 이들은 병사지원을 위해 UN에서 16개국, 물자지원을 위해 32개국, 의무지원을 위해 6개국이 동참했다.. 이들 국가중 요즘 베트남에서 한국기업이 놀라울 정도로 뜨고 있다.

수많은 해외 기업들이 베트남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두드러지는 것이 함국기업의 진출이라는 것이다. 한국기업이 베트남에 미치는 영향력은 하노이 삼성전자 한 곳만 보아도 이미 확실하게 실감할 수 있다.

삼성전자만 하더라도 공장에 10만명이 넘는 현지인들이 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고 이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상품에 ‘Made in Vietnam’의 상표를 달고 세계 각지로 수출되고 있다. 그리고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삼성 스마트 폰이 전체 물량의 40%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한국인의 저력이다.


한국인이 베트남에서 미치는 영향력은 경제뿐이 아니라 스포츠에서도 놀라울 정도이다.
요새 베트남은 베트남 축구팀을 맡은 한국인 박항서 감독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법석이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팀이 지난 27일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23세 이하)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전에서 종료직전 결승골을 허용, 우승은 놓쳤지만 베트남 축구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진출하는 신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한국의 축구팀이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루었던 때를 연상케 하는 기록이다. 이런 결과는 박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맡은 지 불과 4개월만에 이루어낸 쾌거라고 한다.

이로 인해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을 영웅으로 추대하고 그에게 노동훈장을 수여하는 등 온 나라가 그의 이름을 연호하며 흥분과 축제에 들떠 있다. 베트남인들이 한국 쪽을 향해 절을 하고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이런 한국인의 놀라운 힘이 어디 베트남에서 뿐이랴. 이미 한국인 여자 프로 골퍼들이 세계적인 대회 LPGA에서 정상을 석권한 지 오래다. 이제는 테니스계에서도 남자 선수가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 남자테니스의 간판 정 현 선수가 한국사상 처음 메이저 대회 4강 신화의 새 역사를 썼기 때문이다. 정 현 선수는 전 세계인의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서 12일 호주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전에 진출했다. 그가 비록 발바닥 부상으로 2세트에서 기권, 아쉽게도 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세계 테니스 제전에서 그가 이룬 4강의 신기록은 한국과 한국민족의 큰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

이처럼 세계를 놀라게 하는 한국인 선수들로 인해 한국의 위상이 더 한층 높아지고 한국인의 우수성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열악했던 한국의 국력에 힘을 보태는 한국기업이나 스포츠계의 이런 세계적인 신기록은 앞으로도 한국인의 우수한 저력으로 인해 더욱 늘어날 추세이다.

이제 세계인은 한국에서 곧 개막될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을 잘만 치르면 국가의 위상은 물론. 이미지가 얼마만큼 더 오를 지 모른다. 핵을 가지고 큰 소리를 치던 김정은도 어찌됐건 우선 남한 쪽으로 고개를 숙이고 합류, 이번 대회는 그야말로 세계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불과 60년대만 해도 전쟁의 참화속에서 미래가 전혀 보이지 않고 당시만 해도 GNP 100위권이던 한국이 오늘날 14위로 올라섰을 만큼 국가적 위상이 높아졌다. 이제 경제만 안정되고 정치인들이 정치만 잘 하면 더 걱정이 없다. 문제는 사회적으로 부익부 빈익빈이 너무 심화돼 어려운 사람들의 자살률이 늘고 있고, 정권만 바뀌면 정치인들이 줄줄이 감옥으로 가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되고 있는 점이다.

이런 그림자를 없애지 않으면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아무리 피 땀 흘려 쾌거를 이룬다 하더라도 결국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만 잘하면 된다는 소리가 없어질 때 한국은 비로소 세계에서 으뜸가는 정상국가 반열에 당당히 올라설 수 있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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