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아닌 것들에게
2017-10-14 (토)
문영희 /시인
가을이 아닌 것들을 좋아 한다
숨구멍도 보이지 않는 살 속에
파릇한 싹이 돋아나는 생명
추위가 길섶에서 서성이고
소리가 불꽃처럼 터져 나오는
풍경을 좋아한다
낙엽을 밟으며 걷는 소리
신발이 닳도록 문질러 걸어 보는 것
단풍잎이 빗물에 누워 있는 것이
나의 얼굴인 것을 알았을 때
햇빛도 바람도떠나는 것을
붙들지 못한기대치만큼의 아쉬움
가을이 아닌 것들이
가을로 돌아오는 것
몸은 마른 옷만 찾는다
마른다 말라 간다
입어도 입어도 앙상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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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희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