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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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왕이냐 큰손이냐

2017-10-07 (토) 오해영/ 전 뉴욕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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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시끄럽고 사회가 어지러울 때마다 구석구석에서 암약하고 있는 정치판의 정간(政奸)이 있다. 권력자를 따라다니며 나팔수로 변신하는 기간(技奸)이 있는데 그들은 정부의 공식 정책 기조와 어긋나는 주장을 표출하고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신뢰, 위신, 지지도를 갉아먹는다.

요즘 문재인 정부에도 문제가 되는 기간(技奸)이 있다. 송사(宋史)에 이르기를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군자가 여럿 모여도 모자라지만 정사를 망치는 일은 소인 하나면 족하다”고 했다.

사회 곳곳에서 버젓이 활개를 치는 소인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이래저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요즘 정치권을 보면 적폐, 협치 등 옛날에는 듣도 보도 못한 술어들이 난무하고 고발, 고소가 판을 치고 너 죽고 나살자는 폭로가 무수하다.


군자가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소인 한 사람을 감당 못한다는 옛 성인들의 말이 옳다는 것을 새삼 느껴본다. 요즘 정치권에 소인인지 의인인지 청와대에 문정인 외교안보 특보가 있다. 정치권에서 말이 많다. 제일 야당인 한국당에서는 그에게 “특보직 그만두지 않을 거면 그 입 다물라”라고 직격탄을 날렸으며 송영무 국방장관은 문정인 특보에게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특보로 생각이 들지는 않아 개탄스럽다”고 일침을 가했다. 근자에 문정인 특보가 연일 쏟아내는 말은 가히 핵폭탄 급이다.

“한미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며 "조건 없이 대화해야 한다.”는 등 북한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는 분명 문정인 특보와 일부 진보 진영에서 북한과의 동거를 은근히 즐기고 있지않나 의구심이 든다.

문제는 이런 거르지 않는 막말이 남남갈등을 야기시키고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도대체 무엇인지 혼란스럽게 증폭시키며 한국의 대북관과 미국의 대북관이 상호 불분명하고 소극적 불확실성이 북의 오판을 부를 수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오해영/ 전 뉴욕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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