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온전한’ 재외참정권 위한 입법

2017-09-22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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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재외선거법 개정으로 한국국적을 가진 영주권자와 해외 체류자 등 재외국민들이 대통령 선거와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재외국민들의 참정권은 획기적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재외국민들에게 온전한 참정권이 부여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있다. 개헌 등 국가안위에 관한 중요정책에 대해 국민들의 의사를 묻는 ‘국민투표’에는 참여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현행 국민투표법은 국민투표 공고일 현재 주민등록이 돼 있거나 거소신고가 돼 있는 투표권자만 투표인명부에 올리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재외국민은 국민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동안 한인단체들을 중심으로 재외국민들에게도 국민투표권을 부여하기 위한 캠페인이 꾸준히 전개돼 왔으며 지난 2014년에는 헌재 소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헌재는 “국내 거주지가 없는 재외국민에게도 국민투표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후속 조치 미흡으로 관련법 개정은 지지부진하다가 올 들어서야 본격 추진되고 있다.

헌재의 판결을 보면 왜 재외국민들에도 국민투표권이 부여돼야 하는지 잘 설명돼 있다. “국민투표는 국민이 직접 국가의 정치에 참여하는 절차이므로 대한민국 국민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 반드시 투표권이 인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숫자가 많든 적든 간에 참정권 행사에서 배제되는 국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준엄한 판단이다.


고무적인 것은 개정안의 필요성에 여야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여당에 이어 9월에는 야당이 개정안을 발의했다. 의사일정 합의만 잘 이뤄지면 통과는 무난해 보인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개헌이 예정돼 있다. 그런 만큼 국민투표권 부여는 마냥 미룰 수 없는 중대 사안이라 할 수 있다.

재외국민들의 투표에 아무런 기술적 행정적 장애가 없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치러진 재외선거를 통해 입증됐다. 결국 국민투표권 부여는 의지의 문제일 뿐이다. 국회의 조속한 개정입법을 촉구한다. 아울러 이 사안을 추진해 온 한인단체들도 마지막까지 캠페인에 최선을 다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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