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행 발목 잡는 ‘음주운전 전과’

2017-05-24 (수) 06:21:12 금홍기·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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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 영주권자들 미 입국 거부 우려

▶ 단순 DUI는 괜찮다지만 못 미더워

한인 영주권자 박모(38•퀸즈 플러싱 거주)씨는 내달 한국에 있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할 계획이었으나 얼마 전 한국행 계획을 접었다. 이유인 즉 3년 전 음주운전(DUI) 혐의로 체포됐던 전력 때문이었다.

박씨는 “지난해 여름에 한국을 다녀왔는데 당시 음주운전이 문제가 돼 2차 검색대로 넘겨져 2시간 동안 곤욕을 치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자칫 입국이 거부될 수 있다는 말에 동생 결혼식 참석을 주저해왔다”면서 “어차피 한국을 나가더라도 사흘 만에 돌아와야 하는 상황에 모험까지 할 필요없다는 생각에 동생에게는 미안하지만 한국행을 포기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강력한 반이민 단속조치로 한인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커뮤니티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 영주권자들이 한국 등 해외 방문 후 입국이 거절될 수 있다는 우려에 출국을 자제하는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인 이민법 변호사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법기관의 단속내용을 살펴 보면 영주권자나 합법적 신분을 갖고 있는 경우 단순 음주운전 기록만으로는 미 입국 과정에서 강제 출국 등 입국 거부가 된 케이스는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음주운전 전력이 있을 경우 입국심사 과정에서 매번 기록이 드러나게 돼 2차 조사로 넘겨지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에 미 입국 때마다 곤욕을 치를 가능성이 많다는 게 변호사들의 중론이다.

이민법 변호사들은 이와관련 “불체자 신분으로 음주단속에 걸릴 경우 추방될 수는 있지만 합법적 신분을 가진 한인들 중 단순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 경우 입국 거부 및 강제추방을 당한 케이스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단순 음주운전 기록이 있는 경우 입국 과정에서 2차 심사대로 넘겨지는 등 불편한 점이 있을 수 있어 시민권을 취득하거나 가급적이면 해외 방문을 삼갈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영주권 등 합법 이민신분을 소지하더라도 가정폭력 및 인명피해가 있는 음주운전 등 형사기록이 있는 경우는 입국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민 변호사들은 “단순 음주운전 기록 이외에 가정폭력 등 형사 관련 범죄 기록이 있는 경우는 합법 신분자라고 하더라도 반드시 출국전 이민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방 국무부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된 비이민비자 소지자는 비자를 취소하는 가이드라인을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음주운전으로 체포됐거나 유죄 판결을 받은 비이민비자 소지자는 이미 미국에 입국했다고 하더라도 국무부가 음주운전 관련 혐의를 인지한 경우 비자를 취소할 수 있으며, 입국 전인 경우에는 입국 자격유무와 관계없이 비자가 취소될 수 있다.

<금홍기·김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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