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국기 산호세 게양 금지
2017-01-26 (목) 12:00:00
이광희 기자

지난 23일 산호세 시의회에서 개최된 베트남 국기 게양 금지를 위한 공청회에 참석한 산호세 거주 베트남인들이 자신들이 사용하고 있는 빨간색 세 줄 무늬 노란색 깃발을 들고 있는 모습.[사진 머큐리 뉴스]
베트남전쟁이 끝난 후 지난 1976년 7월에 통일국가의 국기로 제정된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가 산호세에서 공식적으로 게양이 금지됐다.
산호세 시의회는 지난 24일 산호세 내의 깃대에 공산주의 베트남의 국기 게양을 금지키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산호세 시는 베이지역에서 베트남 국기 게양을 금지한 최초의 도시가 됐다.
이날 시의회에서 이번 베트남 국기 게양 금지 제안자이자 19세때 공산주의를 피해 보트에 몸을 싣고 자신의 조국을 떠나야 했던 탐 뉴엔 시의원이 나서 "우리 사회의 고통을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주자"면서 "베트남 국기 게양 금지는 우리들에게 치유의 기회를 준다"며 호소했다.
뉴엔 의원은 사회주의 공화국인 베트남 국기와 관련 금성이 그려진 붉은 깃발은 억압과 유혈을 상징한다고 전했다. 이날 시 의회에서는 베트남 내전을 겪으면서 남편과 아내, 아이들을 잃은 베트남 사람들이 나와 격한 감정으로 증언대에 서기도 했다.
몇 시간 동안 이 같은 증언이 계속된 후 시 의회는 뉴엔 의원의 제안인 베트남 국기 게양 금지를 승인하고 대신 산호세 베트남계 커뮤니티의 공식 국기인 빨간색 세 줄 무늬가 있는 노란색 깃발을 산호세에서는 게양키로 했다.
시의회가 끝난 후 샘 리카르도 시장은 "산호세 베트남 커뮤니티가 아직도 매우 심각한 정서적 상처를 겪고 있다"면서 "우리가 그들의 치유를 도울 수 있고 헌법을 계속 준수할 수 있다면 우리는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베트남 국기에 대해 나찌의 깃발과 비교하는 이들도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자유 언론의 침해로 산호세 시의회의 결정을 비난하기도 했다.
<
이광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