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우익과 좌익

2017-01-24 (화) 한철학/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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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을 채웠던 촛불이 대통령의 국회 탄핵으로 귀결되자 이번엔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의 물결이 광장을 메우기 시작했다. 지금 한국에서 이루어지는 현상들은 복잡하고 난해하다. 진실과 거짓이 엉키고 사실과 과장이 섞였다고 한다. 여러 집단과 정당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상황은 요동친다. 그러나 그 본질은 우익과 좌익의 양보 할 수 없는 싸움으로 규정하는 시각이 있다.

18세기말 프랑스 혁명기의 국민공회 의장은 의장석에서 볼 때 우측에 자리한 온건파인 지드론파를 우익으로, 좌측에 자리한 급진적 자코뱅파를 좌익으로 불렀다. 이렇듯 좌, 우익은 공간적 위치 관계를 표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고정적인 의미의 내용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것은 각각의 시대에 있어서 어떤 사상이나 정책적 대립 또는 쟁점에서 상대적으로 의미가 발전되고 결정되어 왔다.

19세기와 20세기에는 노동자 계급과 자본가 계급의 대립이 중심축이었기 때문에 좌익은 노동자 중심의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의미하고, 우익은 자본주의, 반공주의, 파시즘, 국가주의 등을 의미하게 된다. 2차 대전 후에는 성장과 자유경제를 지향하는 작은 정부는 우익으로, 분배와 사회주의 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큰 정부는 좌익으로 규정되어진다.


냉전기에 접어들면서 민주주의는 우익, 공산주의는 좌익으로 선명, 단순하게 갈린다.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복지에서 선별적 복지보다 보편적 복지를 선호하면 좌익이다. 경제에서 규제혁파보다 규제강화를 주장하면 좌익이다. 경제적 자유보다 경제 민주화를 주장하면 좌익이다. 정치에 있어서 대의제를 찬성하면 우익이고, 광장의 직접 민주주의를 선호하면 좌익이다. 법치주의를 신봉하면 우익이고, 광장의 열기를 맹신하면 좌익이다.

북한문제에서는 한국 주도의 자유통일을 지향하면 우익이다. 연방제를 전제로 하는 평화통일을 주장하면 좌익이다. 역사는 좌와 우의 두 수레바퀴로 굴러간다고도 한다. 우익적 국가관을 가지면서 좌익적 역사관을 가질 수도 있다. 불완전한 인간이 어느 한쪽의 극단적 맹신으로 상대방을 강제하려 들 때에 비극은 잉태 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한국의 엄혹한 현실은 한쪽으로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과 자유민주주의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당신은 우익인가? 좌익인가?

<한철학/한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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