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신 나가는 여행, 정신 차리는 여행

2017-01-21 (토) 신충식/노인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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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에 미국 중서부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다녀온 적이 있다. LA까지 비행기로 그리고 거기서 부터는 50명이 꽉 들어찬 버스로 여행이 시작되었고 수박 겉 핧기 식 정신없는 관광은 시작 되었는데 그야말로 기막힌 자연 경치를 보긴 보았는데 감명을 받기 무섭게 이동 해야만 하는 정신 나간 여행을 하고 돌아온 기억이 있다.

그후 우리는 여러 다른 아는 부부들과 함께 배를 타고 배에서 자고 먹는 여행도 했는데 사람이 많아서 밥을 먹거나 구경을 하거나 우르르 몰려다니는 정신없는 관광이었다. 그후부터는 단체 관광을 여간해선 안 간다. 사람은 자신의 내면속을 여행할 기회가 있어야 진정 즐거운 여행이 된다는 걸 차차 알게 되었다.

매년 겨울 캐리비안 섬나라들을 하나하나 다니면서 거기사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론 잘 못살아도 태평세월이다. 무엇에 쫓겨 도망치듯 살고 있는 미국 도시인들과는 너무나 대조가 되게 행복한 걸 본다.


우리 부부는 그런 평화스러운 나라들을 방문하고 우리 자신도 전혀 스케줄에 매이지 않고 색다른 섬나라 색다른 새들을 유심히 보며 색다른 풀과 나무들도 눈에 들어왔다. 에메랄드 보석 빛이 찬란한 바다물속에서 열대 물고기들과도 만난다. 스노쿨링 장비를 머리에 쓰고 물속에서 삶은 계란 하나를 깨트리면 온갖 열대어들이 무수히 몰려든다.

이렇게 여유를 가지면서 자연과 한 마음이 되면서 나를 찾아가는 여행은 이제 내겐 더할 수 없이 행복한 여행으로 자리가 잡힌 지 오래다. 푸른 바다물과 만나는 푸른 하늘 갈매기들은 평화스럽게 먹이를 찾아 날아든다. 그런 자연속에서는 내 마음이 내 정신이 내 안에 안정적으로 존재해 있음을 안다.

나를 알게 되고 나를 찾아가는 여행은 더 없이 평화롭고 즐거운 것이다. 우리들은 우리 속에 존재해 있는 영혼을 발견해야 진정한 기쁨을 안다. 죽음도, 두렵지 않고 세상의 어떤 환경 속에서도 치우치지 않는 중심을 가지고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충식/노인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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