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 기준금리 1년 만에 인상 단행
▶ “노동시장 호조•물가상승 고려한 조치”강조
내년 금리인상 속도• 폭 커지는 등 긴축 우려
은행대출자•자동차할부•신용카드 대출금 부담 상승
미국의 기준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올랐다.
14일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0.5∼0.75%로 전보다 0.25%포인트 올리겠다고 결정한 직후, 재닛 앨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기준금리 추가인상이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시라고 강조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금리인상 결정은 분명히 (미국)경제의 진전에 대한 자신감과 그런 진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 그리고 (미국)경제가 탄력적으로 회복되고 있다는데 대한 반영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으로 내년도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FOMC 위원들이 이날 새롭게 제시한 향후 적정금리 '점도표'에 대해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세 번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6명의 FOMC 위원이 내년 말 예상 금리를 1.25∼1.5%로 제시한 것으로 지난 9월 연준 경제전망에서 내년에 두 번 정도의 인상 가능성이 제시된 것과 비교해 인상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금리인상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의 가장 큰 동력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감세정책과 더불어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에서는 대선이 끝난 직후부터 주가지수와 달러화 가치, 미국 국채금리가 강한 동반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주 금융시장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내년 말까지 4번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 설문조사 결과는 이날 금리인상 가능성을 포함한 것이어서, 금융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은 대체로 연준의 제시 내용과 일치한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더 빠른 금리인상 속도를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는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편 지나치게 빠른 기준금리 상승이 주택이나 고가 내구재 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미 주택담보대출(모기지)금리와 자동차 할부구매 금리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AP통신은 "1년 만의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율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의 계획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물가상승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전문가들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을 가장 먼저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사람은 은행 대출자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금리가 함께 상승, 이자부담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또 같은 맥락에서 자동차 할부금, 신용카드 대출금 부담도 커진다. 구직자들도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금리인상으로 소비와 기업 투자가 움츠러들면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기 때문이다. 다만, 저유가 등으로 기업 실적이 유지가 된다면 고용 지표도 호조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기준금리가 오르면 자산시장이 영향을 받게 된다.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확대로 돈이 몰렸던 채권, 주식, 부동산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올 수 있다는 우려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이제 도널드 트럼프 차기 행정부의 경제정책과 아직은 호조라고 말하기 어려운 미국 경제 여건 사이에서 통화정책을 펴나가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풀어가야 하게 됐다고 지적했다.C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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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