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일본, 주머니에 손 넣은 중국
2025-11-19 (수) 12:00:00
▶ 외교 협의 끝나고도 ‘신경전’
▶ 중, 유사시 대만 개입 발언
▶ “즉각 철회하라” 엄정 항의
류진쑹 중국 외교부 아주사 사장(아시아 국장)이 중국을 방문한 일본 외무성의 가나이 마사아키 아시아대양주 국장과의 만남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18일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양측 인사가 이날 베이징에서 양국 협의를 진행했으며, 류 국장이 가나이 국장에게 다카이치 총리의 대중국 부적절 발언과 관련해 다시 한번 엄정하게 항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마오 대변인에 따르면 류 국장은 이 자리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전후 국제 질서를 훼손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개 정치문서 정신을 심각하게 위배해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협의 뒤 온라인상에는 류 국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굳은 표정으로 가나이 국장을 내려다보고, 가나이 국장은 류 국장에게 고개를 숙인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확산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해당 내용이 관영 매체인 CCTV 계열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에 게재됐다는 점으로 미뤄볼 때 중국 측이 이 장면을 의도적으로 공개·유포한 것으로 추측된다.
약 20초짜리 영상에서 류 국장은 시종 굳은 얼굴로 가나이 국장을 대했다. 가나이 국장은 고개를 숙인 채 류 국장의 발언을 듣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후 맥락에 대한 언급이나 구체적인 내용 설명 없이 공개된 영상이기는 하지만 일본 입장에서는 굴욕적인 모습처럼 비칠 수 있는 장면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