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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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탈출하라! (Escape the Room)

2016-12-06 (화)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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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일상생활의 틀을 벗어나 교육적이면서 재미있는 활동을 찾게 해 주려고 하는 것은 모든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이스케이프 더 룸 (Escape the Room)’은 교육과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이벤트이다.

‘이스케이프 더 룸’은 6명, 8명, 10명 또는 12명으로 한 팀을 이루어 60분 안에 탐정처럼 숨겨진 물건을 찾고, 힌트와 그림 퍼즐들을 풀어가면서 패스워드를 얻고, 열쇠를 찾아서 방에서 탈출하는 게임이다. 높은 수학 능력이 필요하지 않기에, 재치와 센스를 겸비한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수 있다.

각 방은 사무실, 19세기 빅토리안 시대의 낡은 집, 80년대의 레코드 룸, 극장 등 테마를 가지고 있으며 영화에서 나오는 세트장처럼 제작 되었는데, 세계 최상급의 극장과 영화와 뮤지엄 등을 디자인 한 프로페셔널들이 수학자와 심리학자들과 상의해서 만든 작품이다.


세트장에 입장하면 스태프가 들어와서 이야기 속의 배경을 설명해 주고 사라진다. 그 순간부터 참가자들은 이야기속의 주인공이 되어서 방을 탐색하며 단서를 찾아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방안에 설치된 카메라로 스태프가 참가자들을 모니터 하면서 TV로 10-15분 간격으로 힌트를 주어 도와주는 가운데, 방안에서는 흘러가는 시간을 시계로 확인하면서 서서히 긴장이 고조된다.

미스터리가 방안 곳곳에 숨어 있고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이 게임에서는 팀워크를 통하여 개인의 능력을 최대화 하고 협동심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문제를 해결 해 나가는 자세와 진행을 보면서 리더와 전략가를 파악 할 수 있으며 사교성과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과 집중력을 훈련시킬 수 있다. 특히 관찰력이 높고 끈기가 있는 학생들은 친구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동력자가 된다.

‘이스케이프 더 룸’의 가장 큰 장점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인데 보통 10살 이상이면 입장이 되지만 반드시 어른이 함께 참여해야 하는 규칙이 있기 때문이다. 2006년 실리콘 밸리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이 제작하여 아시아로 건너간 후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퍼지고 있는 이 게임은 뉴욕에서는 특목고 고등학교 학생들과 직업 동료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 요즘에는 좀 더 다양하고 흥미로운 ‘이스케이프 룸’이 생기면서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모습도 보인다.

보통 20%의 팀들이 미션을 성공하는데 방에서 탈출 하지 못한 팀의 방에는 스태프가 들어와서 숨겨졌던 힌트를 알려주고 차근차근 설명해 주면서 팀원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준다. 나는 이 시간이 참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탈출에 성공한 팀들이 “위너”, 실패한 팀들은 ”루저” 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함께 기념사진을 ‘찰칵’ 하고 찍는 모습은 이 이벤트의 하이라이트이다. 그래서 모두 기쁘게 웃으며 끝낼 수 있다.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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