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레짐 체인지의 확실한 방안은…

2016-10-10 (월) 12:22:06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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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급템포다. 올 들어서 두 번이나 핵실험을 했다. 그도 모자라 6차 핵실험 채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는 그 움직임만 포착됐다.)김정은은 왜 그토록 서두르고 있나. 핵 완성 기회가 바로 지금,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 선거를 전후한 시점에서 차기 행정부 주요 인선이 끝나는 ‘워싱턴의 힘의 공백기’라는 계산에서다.

미국은 그러면 북한의 핵무장을 결국 허용하고 말 것인가.

대북 선제 타격론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북한 망명정부 수립설이 나오고 있다. 탈북자중심의 워싱턴에 ‘북조선자유민주정부’를 선포할 계획이라는 보도다. 이와 동시에 한미 양국의 안보담당자들의 상호방문이 눈에 띄게 급격히 늘고 있다.


그 가운데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과 개인을 제재하는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정상 거래를 하는 경우에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뜻이다.

뭔가 한 가지 그림이 떠올려진다. 미국은 북한의 명줄을 아예 끊기로 작정이라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러니까 북핵문제 궁극적 해결 방안은 결국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정권전복)’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른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 분위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서도 감지된다. ‘김정은 광기’, ‘자멸’ 등 전례 없이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데 이어 북한주민의 탈북을 권유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심리전 일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북한의 레짐 체인지를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이후 워싱턴의 움직임이 그렇다. 어떤 정석을 활용할 것인가. 그 선택과 수순 계산에 장고해왔다. 수읽기를 마침내 끝냈다. 착수에 들어갔다. 이후 수순전개는 상당히 빠르다. 선제 타격의 고강도전술 구사가능성 타진에서, 심리전의 저강도전술에 이르기까지.

특히 주목되는 조치는 이란을 굴복시킨 세컨더리 보이콧을 북한에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 제재 방안은 그 동안 중국과의 마찰을 고려해 자제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는 칼을 빼들었다. 왜. 북한 핵 사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북제재를 할 때마다 그랬다. 사드 배치 때도 마찬가지였다. 항상 중국의 양해를 구하는 태도를 취해 왔다. 이제는 더 이상 안 된다는 것이 5차 북한 핵실험 이후 형성된 워싱턴의 분위기다. 미국의 안보, 더 나가 동맹국 안보를 위해서는 기존의 수세적 입장을 지양하고 공세적으로 나가야 한다는 거다.

세컨드 보이콧도 이 분위기에서 취해진 공세적 조치다. 그러면 이 조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 “여전히 중국이 문제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의 말이다.


예전과 다른 미국의 단호한 기세에 중국은 한 발 물러난 느낌이다. 북한에 핵 개발 물자를 수출한 랴오닝훙샹그룹 대표를 처벌한 데서 볼 수 있듯이. 그러나 사실에 있어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도와왔다. 또 경제제재에 미온적다. 유엔안보리 결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 중국 철광석 수출이 올 들어 오히려 증가한 것이 그 한 예다. 이중 플레이를 해온 것이다.

그 중국을 북한제재에 끌어들일 방안은 없는 것인가. 관련해 제기되는 것이 ‘한·일 핵무장론’이다.

김정은 체제의 북한은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다. 그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한국에 대해, 일본에 대해 공공연히 핵 공격 위협을 하고 있다. 그 북한에 대응해 일본이, 한국이 자체 핵무장에 나선다. 명분은 분명하다.

또 세계 3위의, 또 10위권의 경제대국에, 명실상부한 민주국가들이다. 그 일본이, 그 한국이 핵을 가질 경우 북한에 대한 억지력으로만 사용할 것이라는 데 대한 믿음이 국제사회에 굳건히 형성돼 있다. 이 두 나라의 핵무장에 국제사회의 반대는 별로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국과 일본의 핵무장에 극히 민감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에 유리한 동북아지역 힘의 균형에 지각적 변동이 발생한다. 또 뒤 따르는 것은 대만의 핵무장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핵무장은 김정은 북한체제를 껴안은 대가가 얼마나 비싼 것인지 깨닫게 할 것이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제임스 밴 드 벨드의 지적이다. ‘북한 핵 완전폐기를 조건으로 내건 일본과 한국의 핵무장론’은 중국으로 하여금 평화적인 북한 레짐 체인지에 동참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이어지는 그의 주장이다.

이는 일부에서의 주장이 아니다. 워싱턴의 새로운 기류로 확산되고 있다. 헨리 키신저도, 제임스 슐레진저 전 국방장관도 같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도 대 중국압박 방안의 일환으로 ‘한·일 핵무장론‘을 흘리고 있다.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을 제거해야 한다. 북한에 대한 외과수술식 타격이 필요하다’-. 때 마침 중국에서 들려오는 소리다. 어떻게 보아야 하나. 북한 핵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뒤늦은 자성의 외침인가.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기는 하지만 어딘가….

<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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