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적 결의’(Absolute Resolve)작전이라고 했던가. 마약카르텔과 유착됐다. 그런데다가 새로운 ‘악의 축’의 주니어 멤버라고 할까. 친중노선에, 러시아, 이란과 사실상 동맹관계를 맺어왔으니까. 그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전격적으로 체포, 압송한 작전 말이다.
이 작전은 과연 어떤 지정학적 파장을 불러올까. 아직 뭐라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마두로 제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평화적 정권이양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작전성공 선언 두 주가 지난 시점에서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잇달고 있다.
어메리칸 그레이트니스지의 평가가 그 하나로 마두로 제거와 함께 ’악의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악의 축(Axis of Evil)’은 2002년 1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 2단계 타깃으로 이란, 이라크, 북한 세 나라를 지명하면서 총칭한 표현이다.
20년이 지난 후 ‘악의 축’ 서클은 원년 멤버에다가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쿠바 등으로 확산됐다는 설명과 함께 마두로 제거로 악의 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마두로 제거는 미국, 라틴 아메리카, 더 나가 전 세계에 긍정적인 도미노 현상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포스트의 지적이다.
정치범으로 수감됐던 사람들이 석방됐다. 미국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중국, 러시아, 쿠바 등은 찬밥신세가 됐다. 거기에 하나 더. 미국은 아주 중요한 전략적 이점을 누리게 됐다. 세계 제1의 원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독점적 관리권이다.
현재 베네수엘라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들로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전향적 태도와 관련, 마두로 축출에 한 역할을 맡았을 가능성까지 제시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난에 허덕이는 쿠바는 베네수엘라 원유공급 중단사태로 붕괴 직전의 상황을 맞고 있다. 당장 군부가 공산정권을 뒤엎는 쿠데타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이와 동시에 라틴 아메리카 전역을 뒤덮고 있던 핑크 타이드가 사라져가고 있다.
한 때 마르크시스트 M-19 게릴라를 이끌었었다. 그런 경력의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은 워싱턴을 향해 ‘고두(叩頭)의 예’를 마다 않고 있다. 트럼프의 부름을 받들어 2월에 백악관에 ‘입조(入朝)’하기로 한 것이다. 니카라과의 공산독재자 다니엘 오르테가는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을 흉내 내 정치범을 석방했다.
‘새로운 악의 축’, 혹은 ‘반(反)서방 권위주의 독재의 축’의 주니어 파트너라고 할까. 그런 친중노선의 좌파정권들 모두가 수퍼 파워 미국의 진노(震怒)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그런 형국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악의 축’에서 형님격인 시니어 파트너들이 맞이한 상황은 어떨까, 역시 마찬가지라는 게 이어지는 설명이다.
중국의 경우 마두로 축출은 전략적으로 재난에 가까운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정권은 친중에서 친미로 급선회했다. 그 결과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투자한 1000억 달러를 날리게 됐다. 더 큰 타격은 하루 80만 배럴의 석유를 싼 값으로 공급받았던 에너지원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중국으로서 더 체면이 깎인 것은 마두로가 비싼 값으로 도입한 방공시스템 등 중국무기들이 미군의 공격에 전혀 제 기능을 못한 사실이다.
러시아가 맞게 된 상황은 더 황당하다.
반미로 하나가 됐다. 그래서 푸틴 러시아와 마두로체제의 베네수엘라는 전략적 파트너가 됐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는 수십억 달러의 러시아제무기를 사들이고 러시아는 군사적 지원은 물론, 베네수엘라의 석유사업에 역시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깐부’와 흡사한 관계를 과시해왔다. 그 절정은 지난해 5월 마두로의 모스크바 방문이었다.
그런 관계의 마두로가 미군에게 생포돼 압송됐다. 그 정황에서 러시아가 한 것이라고는 항의성 성명이나 내는 게 고작이었다. 사전 정보도 입수하지 못했고 아무 도움도 주지 못했다. 중동지역의 또 다른 파트너였던 시리아의 알 아사드 체제가 무너질 때도 마찬가지였다.
마두로 체포·압송은 그런 면에서 푸틴 개인에게는 수치로 다가온 것.
베네수엘라 사태가 가장 큰 충격파로 전해진 곳은 이란이다. ‘마두로 체포·압송은 베네수엘라 스토리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란으로 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그 이란의 회교 시아파 신정체제가 붕괴위험에 직면해 있다. 아니. 붕괴는 이제 시간문제로 보인다. 너무 많은 피를 흘렸기 때문이다. 적게 잡아 6000여 명, 수 만 명의 이란 시민이 무차별 발포로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사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넘은 것이다.
그 이후의 상황은 아무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 다만 한 가지 확실해지고 있는 것은 ‘악의 축’의 한 연결고리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역할이다. 회교신정 체제의 안락사를 유도하면서 친서방 체제 수립에 성공할 경우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게는 메가톤급의 지정학적 재난사태로 이어 질수도 있어서다.
그런 사태가 올까,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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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