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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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 안젤라의 재(Angela’s Ashes)

2016-10-04 (화)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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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구겐하임 미술관에 18K 금으로 만들어진 골드 토일렛(toilet)은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작품은 ‘부’를 상징하며 경제적으로 평등하지 않은 사회를 표현한 것이라고 작가 마우리치오 카테란(Maurizio Cattelan)은 암시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후부터 현재까지 이민자들은 다른 모양의 “아메리칸 드림”을 마음에 품고 미국에 오고 있다. 그래서 많은 미국의 대표 문학 작품들도 이민자의 이야기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수많은 클래식 책들이 있지만, 미국 사람들에게 한권의 네오?클래식(Neo-Classic) 책을 뽑으라고 한다면 프랭크 매코트(Frank McCourt)의 회고록인 “안젤라의 재’일 것이다.

프랭크 매코트는 경제 대공황 시절에 브루클린에서 태어났다. 가난을 견딜 수 없었던 그의 가족은 그가 4살 때에 어머니 안젤라의 고향인 아일랜드의 리머릭(Limerick)으로 이주하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더 암혹한 생활이 기다리고 있었다. 비와 오물이 쌓여 배수가 제대로 안 되는 빈민촌 아파트에서, 집을 떠난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대신 가장으로 어머니와 동생들을 보살피며 살아간다.


멘토인 담임선생님의 권유로 미국행을 결심한 그는 우여곡절 끝에 19살에 미국에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그는 30년 동안 뉴욕 공립학교의 교사가 되었고, 명문 스타이브센트 고교의 영어 선생님이 되었다. 그 후 “안젤라의 재”를 출판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인생의 대역전극에 성공했다.

이민자의 자녀로 성장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도 요즘 대학교 원서를 써 내면서 정체성에 대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이민 가정에서 자라온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데, 대부분이 영어에 힘들었던 경험과 미국 사회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쓴다. 그러나 어려웠던 상황을 어떻게 극복 했는지, 그 경험으로 무엇을 얻었는지 결말을 지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나타나지 않아서 아쉽다.

나는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온 학생들의 대학 입학 에세이 계획과 준비에 참여하였다. 2011년 일본 쓰나미의 피해자, 1997년의 IMF에 학생, 인도에서 여성 인권의 문제로 미국으로 이민 온 그들의 이야기를 회상해 보면서 우리 한인 학생들의 글의 방향을 생각해 본다. 꼭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내적 성장 과정을 담은 글이나, 지적 호기심을 배경으로 쓴 의미 있는 글이라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확실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매코트의 어머니 안젤라의 유일한 낙은 따뜻한 불 앞에서 타는 재를 보며 위안을 삼는 것이었다. “재”는 슬픔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정화시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대학 에세이를 쓰면서 자신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시간이 되기 바란다.

<연주영 웨체스터 씨드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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