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장남, SNS에 92년 LA폭동 당시 한인자경단 사진 올려

8일 LA시위에 대응하는 경찰들 [로이터]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점차 격화하자 경찰이 8일 다운타운 지역 전체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선포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LA경찰국(LAPD)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발표하고 "당장 다운타운 지역을 떠나라"라고 경고했다.
LAPD는 이에 앞서 "선동가들이 다운타운 지역에 흩어져있다"며 "다운타운 거주자와 사업체, 방문자는 주의하고 범죄행위는 즉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시위는 이날까지 사흘째 이어지면서 차량이 불에 타고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점거하는 등 점차 격화하고 있다.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섬광탄이 연이어 발사됐고, 현장을 취재하던 언론인이 시위 진압용 비(非)살상탄에 맞아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게다가 이날부터는 주방위군 300여명이 현장에 투입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경찰에 체포되는 시위자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짐 맥도널 LA 경찰국장은 이날만 다운타운에서 총 27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은 경찰에게 화염병을 던지고 오토바이로 폴리스라인을 들이받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17명은 캘리포니아 고속도로 순찰대에 의해 101번 고속도로에서 체포됐고, 나머지 10명은 다운타운에서 실랑이 중에 붙잡혔다고 LA경찰국은 밝혔다.
전날에는 해산 시도 과정에서 29명이 체포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과거 LA 폭동 당시 한인의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건물 옥상에서 총을 들고 장전하는 사진을 올리고 '옥상의 한국인들(Rooftop Koreans)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었다.
이 사진 속 남자는 1992년 발생한 LA 폭동 당시의 한인 자경단으로 추정된다. 당시 폭도들의 표적이 돼 약탈·방화 피해를 본 한인들은 총기로 무장한 채 코리아타운을 지켰고 이들은 '루프탑 코리안'으로 불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이 LA 시위가 진행 중인 가운데 한인 자경단의 사진을 올린 것은 무법 상태였던 1992년 LA 폭동을 상기시켜 연방정부의 강경 대응을 옹호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사진에 앞서 트럼프 주니어는 트루스소셜에서 이번 시위에 대해 "언론이 다시 '대부분 평화로운 시위'라고 한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다. 외국 침략자들이 자국 국기를 자랑스럽게 흔들며 하는 폭동"이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