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유의 여신상과 인종주의

2016-09-21 (수) 김해종 목사.연합감리교회 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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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너의 지친자와 가난한자를 달라,
자유롭게 숨쉴려고 열망하는 너의 모여든 무리들,
너의 해변에서 우글거리는 너희들의 가엾은 찌꺼기들.
이들을 다 보내라, 집없는 자, 풍랑에 시달린 자도, 다 내게로…
나는 황금 문 옆에서 나의 등불을 드노라”

뉴욕의 관문, 아니 미국의 관문인 뉴욕항 입구에 서있는 자유의 여신상 밑에 붙어 있는 동판에 새겨진 시인 에마 라자루스의 시의 한 귀절이다. 자유의 여신상은 프랑스에서 미국에 보낸 선물로 1886년10월 28일에 헌납식을 한 후 자유를 상징할 뿐아니라 미국으로 오는 이민자를 환영하는 상징이 되어 왔다. 그렇게 미국은 ‘이민으로 이루어진 나라’ 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

이민 문제가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큰 이슈로 부각되면서 미국인들의 저변에 깔려있던 인종주의가 표면화 되고 있다. 그동안 기독교 국가로서 이민 오는 나그네들을 품에 안던 가치관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백인들의 인종우월주의에서 오는 인종차별은 사회적으로 흑인들을 차별한 것은 물론 유색인종에 대한 인종차별은 항상 있었다. 우리 한인 이민자들도 음으로 양으로 많이 체험하고 있는 바다.미국 주류사회에서 종교계 지도자인 목사로서 감독의 직에까지 오를 수 있었던 본인도 많은 인종차별의 아픔을 경험 하였다.

한 예를 든다면, 한인 이민초기에 한인교회를 개척하고 설립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교단 지도자들이 한인교회는 필요 없고 영어를 배워 미국교회에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본인이 72년에 한인교회를 개척하고 (뉴저지 연합교회) 또 한인교회를 개척하기를 원하는 한인목사님들을 많이 도왔다. 다섯 개의 교회를 세우자 백인 감리사가 이제 그만 세우라는 것이다. 뉴저지에 다섯이면 충분하니 이제 그만 세우라는 것이다.
나는 한인교회를 20개 세운다고 잘못될게 뭐냐고 반항했고 내가 감리사가되고 감독이 되어 결국 20개를 세웠다.

우리는 미국인의 인종주의를 나무라지만 한국인으로서 반성 할 것이 있다. 단일 민족임을 자랑하는 우리가 피부의 색깔은 같은 민족끼리 ‘지방색’ 이라는 차별주의를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부끄러운 사실이다. 이제 한국도 외국인이 200만이나 와서 같이 사는 나라가 되었으니 다문화 다 인종의 나라로서 우리와 문화와 혈색이 다른 이웃들을 차별 없이 품어주는 민족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 본다.

<김해종 목사.연합감리교회 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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