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대한 자유

2016-09-07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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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은 항상 자국을 예외적인 나라로 생각한다. 그들은 자국이 천하무적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세계의 일등국가임을 확실하게 자부한다. 그러나 군사력만 가지고 과연 미국이 원하는 바대로 세계 최강국의 위치를 계속 유지 할 수 있을까. 미국은 자국은 물론, 타국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진정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다른 국가들이 미국을 도와 미국이 실질적으로 인류사회 공익에 이바지 할 수 있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헤게모니, 일방주의, 군림하는 정책과 오만함으로 나간다면 미국의 힘은 점차 약화될 수 있을 것이며 기본가치는 훼손되고 우월성에 대한 이미지는 급속하게 추락될 수도 있다.

15년전 2001년 9월11일, 생생하게 펼쳐진 이날의 참혹상은 이를 극명하게 입증한다. 이날 미국에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의 상징으로 세계 경제 중심지인 맨하탄에 우뚝 서있던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이 삽시간에 화염속에 잿더미가 되어 무너져 내리던 미 역사상 최악의 장면, 그 장면을 지켜보던 전 미국인들의 마음은 충격과 슬픔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뜨거운 불길을 참지 못해 사람들이 무작정 바닥으로 뛰어내렸다. 얼마나 참기 힘들었으면 그들은 죽음을 불사했을까. 곧 이어 그 위용을 자랑하던 110층 빌딩이 마치 모래성이 무너져 내리듯 와르르 주저앉았다. 순식간에 빌딩이 붕괴되면서 땅과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뒤덮였으며 요란한 사이렌 소리, 여자들의 떨리는 울음소리, 처절한 비명이 곳곳에서 들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어둠속에 갇혀 아무 소리도 못하고 순식간에 연기처럼 사라졌다.

우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이날 자행한 항공기 납치 동시다발 자살테러 공격으로 인한 그 끔찍한 참상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우리 눈앞에 생생하게 펼쳐졌던 이 시대 가장 처참하고, 불행한 최악의 비극상이었다. 이를 목격한 미국인들은 그날의 참변이 마치 일본에 의해 진주만이 공격당했던 그때의 참상과 거의 같다고 술회했다. 건물안에 있던 수많은 사람들과 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소방관들까지 모두 3,000여명이나 유명을 달리했다.

미국은 이날의 사건을 중동의 테러리스트들이 저지른 것이라 하여 이라크, 아프카니스탄을 겨냥, 곧바로 이라크전쟁을 개시했다. 테러와의 전쟁, 즉 복수전쟁의 시작이었다. 미국의 전 국민은 울분과 격분을 감추지 못하고 이 전쟁을 승인, 온 국민의 살림이 궁핍해질 정도로 장장 수년간에 걸쳐 막대한 자금을 전비로 쏟아 부었다. 하지만 그날의 참상을 되돌리고 보상받기에는 아직도 너무 부족하고 잃은 것이 많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도 위대한 나라임엔 틀림없다. 다민족의 결집성과 다양성, 어느 누구든 마음대로 자유를 구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누군가 말했듯이 이 나라는 수많은 나라에서 이주해온 모든 사람이 함께 서로 도우면서 협력해가며 사는 나라이며 최고의 정예군이 탄생하여 자유를 지키는 나라라는 점에서 미국은 아직도 세계최고, 세계 최강의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9.11테러의 범인 오사마 빈 라덴이 9.11테러 전 CNN의 인터뷰에서 3주후에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미국의 유명한 선지자 윌리엄 쿠퍼는 테러직전인 6월28일 예언을 통해 “테러는 곧 일어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총은 빼앗을 수 있어도 미국인들이 구가하는 위대한 자유는 결코 빼앗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은 아무리 그 참혹한 참변을 당했어도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또 다시 그 현장에 그라운드 제로가 멋지게 재건되고 미국인들은 또 다시 굳건한 결집력으로 의연하게 일어섰다.

테러리스트들이 아무리 미국을 공격해도 다민족으로 굳건히 결집돼 있는 미국인의 자유는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미국의 다민족 결집력의 상징은 곧 자유, 자유, 위대한 자유이기 때문이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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