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꽃이 하늘에 휘날리더라

2016-08-27 (토) 천세련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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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업스테이트 피어몬 부두 허드슨 강가에 설치작을 바람에 띄어 날렸다. 작열하는 한여름 햇살 더위도 잊은 채 휘날리는 연꽃은 푸르른 하늘 호수를 떠다닌다.

먹으로 물들이고 붓으로 연꽃과 연잎을 그렸다. 노방 명주 실크천은 가볍고 부드럽고 유연하게 바람과 춤추듯 펄럭이며 긴 둥근 선과 강가에 걸치듯 낮게 높게 바람의 붓질을 한다. 설치작 스탭으로 인턴 가족들과 사진과 비디오를 찍고 설치작품을 바람에 실리게 들어 주었다. 설치과정과 설치물은 기록 과정을 남겨야 하기에 작가 혼자서 하기에는 순간포착 장면을 담을 수가 없다.

야외 환경미술 설치작은 자연친화적인 환경을 접목, 조형 설치물을 풍광속의 대지 예술 개념 미술로, 예술 환경현대 미술 장르로 확장되어 간다. 다양한 미적 체험 시공에 따라 빛과 소리, 바람, 거대한 자연의 예술과 작가의 작품이 어우러져 예상할 수 없는 결과가 주어지기에 흥미로운 작업과정이다.


산과 강에서 설치하고 나니 사계절마다 다 다른 풍경을 배경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해야만 다음 단계가 주어지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만큼 나오는 작업과정이다. 7월 워싱턴 시티 국립수생 식물원에서 차 시연을 연꽃 축제때 하였다. 넓은 연못에 피어난 연꽃들, 천년이 된 묵은 씨를 중국에서 가져와 발아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동양에서의 연꽃의 상징은 다산, 풍요, 번영으로 민화 주제로 하듯, 고대 이집트는 성스러운 꽃으로 창조와 부활로 불멸의 상징이기도 하다. 부처님 좌대가 연꽃이듯 정토, 세계 자비와 지혜 , 종교적 상징, 청정한 마음이 극락의 세계 의미가 있다.

꽃 중에 군자라 하듯 세속을 초월한 선인 같이 진흙속에 영롱하게 피어난 연꽃과 둥근 잎 위에 물방울이 맺혀서 주르륵 미끄러지듯 떨어지기에 연잎은 깨끗하게 연못위에 가득 덮여 있다. 나의 이름 세련은 한자로 씻을 ‘세’와 연꽃 ‘련’ 자로 세상이 혼탁하여도 진흙속에 피어나는 연꽃처럼 맑고 향기롭게 살라는 이름은 부모님이 주신 큰 선물이다.
식용과 약용으로 연근과 연잎 밥과 백련차도 있듯이 차와 같이 실화상봉수 열매와 꽃이 서로 만나다는 의미가족과 세대간의 화합, 상징에 의미를 둔다.

차와 연꽃~ 나와의 인연은 참으로 깊은 것, 필연은 우연으로 가장하고 온다고 하였던가. 허드슨 강 하늘 위 연못에 펼쳐진 연꽃들이 바람에 휘날리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천세련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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