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수 부활 무덤’ 사상 첫 탐사 시작되다

2016-06-22 (수)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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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루살렘 무덤 위 세운 교회

▶ 9개월 걸쳐 대대적 복원공사

‘예수 부활 무덤’ 사상 첫 탐사 시작되다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으로 쓰인 동굴 입구를 덮고 있는 석판.

기독교의 믿음은 부활 신앙이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죽은 뒤 다시 살아난 사실은 기독교의 근본적인 바탕을 이룬다. 부활은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지는 동시에 인생을 살아가는 실제적 능력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 위에 세워진 교회에 대해 대대적인 복원 공사가 이번 달 초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기독교의 가장 성스러운 성전, 예수의 무덤을 구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다’라는 제목의 기사는 자세한 공사 내용 뿐만 아니라 영적인 의미를 심도 깊게 다뤘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작업이 “단순히 페인트 칠을 다시 하는 게 아니라 복원 프로젝트의 알파와 오메가 수준”이라고 전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절대성을 상징하는 ‘알파와 오메가’ 즉 ‘처음과 끝’이라는 의미를 인용해 이번 보수 공사의 중요성을 설명한 것이다. 예배당을 수리하는 차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기회가 된다는 뜻이다.


그리스 정교회는 앞으로 9개월에 걸쳐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 위와 주변에 걸쳐 세워진 채플을 보수할 계획이다. 현재 예배당은 곳곳에서 균열이 생기고 부서진 부분이 여러 군데 발생한 상태다. 그러나 채플을 수리하기 위해서는 복원팀이 1세기에 만들어진 무덤 안으로 들어가야만 하는데 이는 2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복구 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아테네 국립과학대학교의 안토니아 모로풀루 교수는 무덤 안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 알 수 없다면서“이제껏 작업한 곳 중에서 가장 생생한 장소”라고 말했다.

복구팀은 공사에 앞서 지하 속을 관통하는 레이저를 통해 채플과 무덤에 대해 조사를 끝마친 상태다. 또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을 날려 사전에 내부 탐사를 시행할 계획이지만 만만치 않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무덤을 막고 있는 ‘성스러운 돌’ 석판을 들어내야 하는데 아직까지 균열 상태에 대한 정보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복구팀은 무덤 위에 덮여 있는 ‘성스러운 돌’이 그 위에 세워진 기둥이 주는 하중으로 인해 금이 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현대의 과학자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 내부를 살펴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과연 무엇을 보게 될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또 고고학계에서도 ‘거룩한 무덤’에 관한 연구나 정보도 아주 제한적인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예루살렘 정교회 수장 데오필로스3세 주교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무덤 안에 “어떤 에너지가 존재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자세히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는 에너지가 뿜어 나온다”고 말했다.

또 “무덤 위에 세워진 십자군 시대의 교회는 1808년 화재로 소실됐으며 그리스 정부가 1809년 채플을 재건축했다”면서 “당시 그리스도의 무덤으로 사용된 본래의 동굴을 목격한 사람들 모두 아주 놀랐다”고 설명했다.


주교는 “지금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설레고 있으며 아무도 무관심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이번 일은 그저 고고학적으로 기념적인 사건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무덤을 덮고 있는 암석들은 “단순한 돌들이 아니다”는 것이다.

영국의 고고학자 마틴 비들 박사는 “동굴 안 암석이나 바닥 어딘가에 오래 된 글씨가 쓰여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어쩌면 ‘그가 부활했다’는 내용일 수 있고 아니면 예수 그리스도가 죽은 뒤 십자가가 그려져 있을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복구팀은 낮 시간대에는 채플과 무덤 입구의 기도 장소를 그대로 공개하고 있다. 대신 휴대용 발전기와 램프를 동원해 야간작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예루살렘 성 밖에서 처형장으로 사용된 ‘해골’이란 뜻의 골고다 언덕은 로마의 하드리아누스 황제에 의해 깎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무덤이 위치한 정원 부분은 돌로 메워졌다. 그 위에는 아프로디테 신전과 더불어 상을 세웠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326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기념 성전이 세워질 때까지 예수의 무덤과 골고다 언덕의 위치는 비교적 정확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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