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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 적응 힘들어”개학증후군 골치

2016-05-02 (월)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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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모, 이른 기상•애프터스쿨 일정까지 신경 쓸 일 배로 늘어

▶ 자녀, 과제물 준비•수면장애 등 심리적 위축 우울증 이어지기도

뉴욕시내 공립학교들이 2일 일제히 개학하면서 방학중 불규칙한 생활습관에 젖었던 자녀들과 학부모들이 개학증후군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것은 물론 도시락과 과제물을 챙기고 출퇴근 시간을 자녀의 등하교 시간에 맞춰야 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전쟁이 시작된 것.

초등학생 자녀를 둔 플러싱 거주 한인 김모씨는 “아이를 위해 낸 달콤한 휴가가 너무 빨리 지나갔다”며 “아이들과 함께 매번 겪는 개학증후군이지만 항상 처음 당하는 것처럼 새롭고 정신이 없다. 지난 한 주 동안 가족 모두가 늦게 일어나는 것에 적응이 됐는데 개학 이후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맞벌이 부부들에게 자녀들의 개학은 반갑지만은 않다. 방학 중엔 애프터스쿨에 아이를 맡기면 됐지만 개학 후엔 자녀의 등하교는 물론 애프터스쿨과 예체능 학원 일정까지 신경 써야 할 일이 배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개학증후군은 자녀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방학동안 없던 발표와 과제물 준비, 이른 기상시간 등에 걱정이 앞선다.
베이사이드 거주 박모(9학년)군은 “방학동안 가족들과 여행도 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벌써 방학이 끝났다”며 “겨우 일주일 지났는데 학교 가는 게 낯설다”고 말했다.
실제로 개학 증후군을 겪는 학생은 개학 후 무기력한 모습에, 등교시간이 되면 배가 아프거나 어지러움, 구토 증상도 보인다. 뿐만 아니라 식욕 부진과 수면 장애를 겪기도 하고 일부는 공격적인 행동까지 한다.


전문가들은 자녀들의 이런 증상을 부모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한다. 특히 미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내지 않은 한인 1세대 부모들은 미국의 학교생활을 이해하지 못해 자녀들과 소통하기가 쉽지 않다.

흔히, 시간이 흐르면 바뀐 학교생활에 자연스럽게 적응할 것이라고 생각들 하지만 정서적으로 예민한 시기라 자칫 심리적 위축이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편 각급 학교 상담전문가들에 따르면 학교생활 적응과 관련된 학생들의 상담 요청 건수는 개학 직후 급증한다. 때문에 자녀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학부모들은 개학 시즌 더 많은 신경을 써야한다.

각 학군도 학교 담임교사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자녀가 새로운 분위기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고, 학교와 교사들이 보내는 공지사항과 가정 통신문 등을 잘 살필 것을 조언하고 있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공동회장은 “초중학생 뿐만 아니라 고교 입학생, 수험생들도 개학 증후군을 겪는다”며 “대학입시 대한 스트레스로 개학을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자녀와의 대화시간을 늘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상호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A1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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