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국적’ 현실에 맞게 개선되어야
2016-01-15 (금) 10:18:39
한국 병역의무와 연계된 선천적 복수국적제로 인해 미주 한인가정들이 겪는 불편이 상당하다. 한국의 병역법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인 남성은 18세가 되는 해의 1월1일부터 제1국민역에 편입되어 병역의무가 발생한다. 문제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스스로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도 모르고 있는 2세 남성들에게도 이 법이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태어날 당시 부모 중 한명이 한국 국적자이면 자동적으로 한국 국적을 갖는 선천적 복수국적제 때문이다. 복수국적이 병역의무로 연결되면서 아들의 국적이탈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한인가정들이 늘고 있다.
선천적 복수국적 남성의 국적이탈과 관련 몇가지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홍보 부족이다. 올해 18세가 되는 복수국적 남성이 한국의 군복무 의무에서 자유로우려면 오는 3월까지 국적이탈을 해야 한다. 이 기간을 놓칠 경우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는 한 한국에서 6개월 이상 체류하거나 취업을 할 수가 없다. 2세들의 진로와 관련, 대단히 중요한 규정임에도 불구, 총영사관 등 관계 당국의 홍보 노력은 미흡하다. 한인언론 보도를 접하지 않는 한 일반한인들은 관련 규정을 알 기회가 없다. 각 영사관들이 관할지역 한인회 등을 동원, 세부규정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둘째, 행정편의 주의이다. 소위 ‘홍준표 법안’으로 불리는 이 법의 취지는 원정출산과 이를 통한 편법적 병역기피를 막기 위한 것이다. 원칙적으로 대한민국 남성들 중 부모가 외국유학 중 태어났거나 원정출산으로 복수국적이 된 경우를 대상으로 해야 맞다. 그런데 단지 ‘복수국적’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미국의 시민인 2세 남성들에게까지 똑같이 법을 적용하는 것은 다분히 행정편의에 입각한 발상이다. 같은 복수국적자라도 부모와 본인의 생활 근거가 대한민국인가 미국인가를 가려서 달리 법을 적용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한인2세 남성들의 국적이탈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 법무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 2년간 1,700명의 남성 복수 국적자가 국적이탈 신고를 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병역의무 부담 없이 한국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2세들, 미 공직 진출 시 복수국적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고 싶지 않은 2세들이 날로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정부가 해외 우수인재를 적극 영입하려면 이들의 발목을 잡는 법부터 개정할 필요가 있다. 선천적 복수국적제를 재검토하고 보다 현실적으로 개선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