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NJ교육감 “성적위주 교육 안돼”

2015-12-26 (토) 06: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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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업부담 없앤다 `시험 폐지·숙제 없는 날’ 추진

▶ 백인 학부모들‘찬성’ vs 아시아계 학부모들 `반대’

학생들의 과중한 학업부담을 없애려는 뉴저지주의 한 교육감의 ‘교육 실험’을 놓고 지역 학부모들이 백인과 아시아계로 양분 돼 충돌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타임스는 25일 프린스턴 인근 ‘웨스트 윈저-플레인보로’ 교육구의 사례가 성적 위주의 학교 교육에 대한 찬반 논쟁을 축소판처럼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9,700명 학생들을 둔 지역의 데이빗 아더홀드 교육감은 최근 학부모들에게 “우리 학군에 위기가 닥쳤다”고 호소하는 16쪽짜리 서한을 보냈다. 학생들이 과중한 학업부담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있으며, 너무 많은 공부와 과제로
씨름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이 학군에서는 120명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정신과 진단을 권고받았고 40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한인을 포함 아시아 학생들이 다수 재학 중인 이 학군은 지난 3년간 명문대인 매사추세츠공과 대학(MIT) 진학생이 16명에 달할 만큼 우수 학군이다.
수학·과학경시대화 음악콩쿠르에서 입상하거나 SAT만점을 받은 학생도 줄을 이었다.
이런 교육환경 변화에는 최근 급속히 유입된 아시아계 이민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인도, 한인 주민은 2007년 44%였으나 현재 65%까지 치솟았다. 이런 가운데 아더홀드 교육감이 ‘전인교육’을 내세우며 경쟁적으로 흐르는 학교 분위기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중간·기말 시험을 폐지하고, ‘숙제 없는 날’을 도입하는가 하면 아시안 학생이 거의 전부인 수학 상급반 진학 학교도 4학년에 서 6학년으로 늦춘 그는 “다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손을 쓰기에 너무 늦은 시점까지 내버려 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사회는 이로 인해 두 쪽으로 양분 돼 인종대립 양상으로까지 갈라졌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아더홀드 교육감의 견해에 대체로 백인 학부모들은 지지를 보내는 반면, 아시아계는 ‘교육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타임스는 두 그룹 간에 지난 몇 년 간 쌓여온 팽팽한 긴장이 이번 편지를 계기로 폭발한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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