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꿈을 꾸는 사람들

2015-11-26 (목) 01:02:47 여주영 뉴욕지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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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노예의 아들들이 주인의 아들들과 형제처럼 사는 꿈, 백인 어 린이가 흑인 어린이와 형제, 자매처럼 손을 맞잡는 꿈을 꾸었다. 그의 꿈은 결국 현실로 이뤄졌다. 백인과 흑인간 의 인종적 벽을 허물고 흑인에 대한 백인의 차별을 없애면서 미국사회를 획기적으로 변모시켰다.

그 결과 흑인으로 콜린 파월과 콘 돌리자 라이스가 미국 최고위직 가운 데 하나인 국무장관에 오를 수 있었 으며 흑인 대통령까지 탄생했다. 그의 원대한 꿈은 세대를 이어가면서 흑인 들의 고통의 눈물을 닦아주고 희망의 상징이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6년 한 소년 의 꿈이 지구촌을 놀라게 하는 역사 가 일어났다.‘ 세계의 대통령’이라 불 리는 유엔 사무총장에 한국인 반기 문씨가 선출된 것이다. 고교 시절부 터 외교관의 꿈을 키워가던 그는 미 정부가 주최하는 영어웅변대회에 나 가 입상하고 부상으로 워싱턴에 초청 된다.


그곳에서 만난 존 F. 케네디 대통 령이 장래희망을 묻자 그는‘ 외교관’ 이라고 분명하게 답했다, 그리고 이 길을 향해 부단히 달려가 훗날 그 뜻을 이루었다. 현재 그는 세계의 수 장으로서 테러, 전쟁, 난민문제, 기후 변화 등 지구촌의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서거한 한국의 고 김영 삼 대통령도 그런 인물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는 중학교 시절, 책상 앞에‘ 미래의 대통령 김영 삼’이라는 문구를 붙여놓고 계속 그 길을 향해 달려가 그 꿈을 이룬 인물 이다.

그가 서거하자 온 국민이‘ 민주화 의 횃불, 거목이 사라졌다’고 업적을 회고하며 깊이 애도하고 있다. 한마 디로 그의 일생은 대통령이 되기까지 줄곧 군부에 맞선 민주투사의 외길을 걸으면서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대변한 거인의 생이었다.

그는 구속, 가택연금, 단식투쟁 등 도 마다하지 않으며 군부독재에 정면 으로 항거하며 민주화의 승리를 일궈 냈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 은 온다“라고 했던 그의 확고한 소신 대로 그는 그 어떤 핍박에도 불구하 고 군부독재를 종식시키고 기어이 문 민정부를 탄생시킨다.

재임 중 세찬 개혁드라이브로 박수를 받지만 재임 후반기에는 차남의 거액 비리혐의, IMF 사태라는 그림자 가 드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 내외 모든 한국인들이 그의 죽음을 한마음으로 아쉬워하는 것은 그만큼 그가 한국 땅에 민주주의 꽃을 피우 는데 큰 공적을 남겼다는 의미일 것 이다.

그는 임종 직전‘ 통합’과‘ 화합’을 강조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고 했다. 그의 이름 석 자는 사후에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섬마을 소년 김영삼. 그는 엄청난 시련과 실패, 고난 속에서도 결국 자 신이 꿈꾸던 바를 이루고 세상을 떠 났다. 생전에 그가 살아야 하는 이유 를 알았기 때문이리라.

실존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는“ 꿈 을 가진 사람은 어떠한 상황도 견딜 수 있다. 이들은 그 어떤 장애물도 두 렵지 않고 장애물은 오히려 꿈을 실 현시키는 징검다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 길을 묵묵히 가면 된다. 그러면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고 김영삼 대통령의 생애를 반추 하면서 그가 어릴 적 꾼 꿈에 대해 서 생각해보는 것은 요즘 우리 한인 젊은이들이 꿈보다는 현실적 물질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기 때문이다. 개 인을 떠나 사회와 국가, 세계를 변화 시킬 수 있는 그런 원대한 꿈을 꾸는 우리 젊은이들이 유독 그리운 오늘이 다. 꿈이 있는 자들이 많아야 세상은 살만해진다.

<여주영 뉴욕지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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