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잘 되면 내 탓, 잘못 되면 조상 탓

2015-11-12 (목) 06: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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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달리 남 탓이나 환경 탓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직장이나공동체에 어려움이 발생될 때면늘 ‘ ~때문에’를 연발하며 다른 사람을 탓하기에 분주하다. 비난할상대가 없는 상황에서는 ‘조상 탓’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하다. 공동체나 가족 중에 이런 성향이 강한사람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에게불만과 억울함을 유발시켜 갈등의골이 깊어지기 쉽다. 특히 약한 배우자나 어린 자녀의 경우 오랜 질타와 비난에 쩔어 ‘ 나 때문에’란죄책감에 힘들어 한다.

남 탓이 많은 사람들을 부부나 가족상담 중에도 어렵쟎게 만난다.

다른 이들을 연신 비난하며 ‘ ~때문에’가 많은 사람일수록 상담사는 ‘음~ 자신의 잘못과 실수를 바라보고 인정하기 괴로운 심리적 연약함을 지닌 사람이군’이란 생각이든다. 자신의 탓으로 돌리기에 너무 힘들고 괴로운 자신의 감정과욕망과 사고를 타인이나 환경에 전가시킴으로써 자신의 불안을 해소하여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을심리학적으로 ‘투사(projection)’라한다.


영사기 안의 필름이 벽에 투사되어 우리는 스크린에 쏘여진 영상을보지만, 필름은 본래 영사기 안에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사실은 내 맘속에 있는데 그것을 모르고 있으면밖으로 투사되어 밖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에서 자기 마음의 일부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마음속에 좋지 않은 생각과 욕망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너무나 괴롭기 때문에 공던지기를 하듯 상대방에게 던져버리는 일종의 무의식적인 방어기제다.

잘못하는 것은 남이고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배우자가 바람피울까두려워 밖으로 못 나가게 하고 화장도 못하게 하며 의심과 분노를갖는 의처증이나 의부증 환자의 심리검사에서, 사실은 그들이 다른사람으로부터 친밀감을 얻고 싶은강한 욕망이 무의식에 있는데 인정하기 괴로워 배우자에게 투사함이 나타난다.

그러나 투사는 정신적 질환자나심리적으로 약한 사람만 하는 것이아니라 우리 모두가 매일의 일상에서 겪는 현상이다. 학생을 싫어하는선생이 그 사실을 인정하기 불편해‘그 아이는 나를 싫어해’라고 생각하거나, 남자들에게 성적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수치스럽게 여겨 인정하고 싶지 않은 여성이,‘ 모든 남자들이 나에게 성적 매력을 갖는다’라고 느끼는 것, 또는 내가 나를 인정하지 못하고 무시하면서 “사람들이날 무시해”라고 말하는 것 등이 모두 투사현상이다.

어떤 대상, 어떤 사물, 또는 어떤이념에 지나치게 사로잡혀서 그것에 관해 언급할 때 싫든 좋든 강렬한 반응과 감정이 일어날 때는 나의 무의식의 무엇이 투사되고 있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의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불같이 화를 내는 사람은, 실수하는자신의 모습이 너무 싫고 화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그 모습이 보이면 용납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투사를 인식하는것이 의미가 있을까? 자기의 마음을 모를수록 투사가 많이 일어나서 세상과 다른 사람들을 제대로판단하지 못하고 항상 남의 탓이라고 비난을 일삼든가, 아니면 반대로 무조건적으로 아무나 믿었다가 실망과 좌절을 겪게 된다. 남의탓이 많고 싫은 게 많은데 마음이편안하고 행복한 사람은 보지 못했다. 남 탓이 많은 사람일수록 불평도 많고 본인이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

만약 내가 유독히 어떤 사람을싫어하거나 자주 부딪치는 사람이 있다면, 내가 싫어하는 그 사람의 특성이 나에게도 있지 않나 곰곰히 살펴보자. 처음에는 인정하기싫을 것이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도 싫어하는 그의 모습이 내 속에 있음이 서서히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바꿀 수 없는 남을 탓하는 에너지를, 내 안으로 돌려서 나를 바꾸어가다 보면차츰 내면의 성장과 평안을 얻는성숙함의 열쇠를 발견할 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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