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 70년, 새로운 감회

2015-08-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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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뉴저지 상록회 >

금년 15일은 36년 일제의 식민통치에서 해방 된지 꼭 70년이다. 일제 식민 통치가 물려준 한국사회는 황폐와 빈곤 지체였다.
남북분단 곧 이은 6.25동란 모든 것이 파괴되어 잿더미가 되어버린 절망적 상황이었다. 요즘 사람들은 70년 전 이 땅이 얼마나 빈곤하고 비참했는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1953년 1인당 국민소득이 $66, 문맹률이 75%, 기대 수명이43세에 불과했다. 아프리카 가나만도 못했다. 이렇다 할 자원도 기술도 없는 세계 최빈국이었다.


골육 상잔의 비참한 동란을 겪은 후 남한에서는 반공을 국시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이념을 확실히 정립했디.신흥 근대화 세력이 등장하여 확고한 리더십을 세우고 관민이 일치단결하여 오늘날 같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들어 냈다.

올해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 한다. 1953년 $66에 비하면 420배가 증가했다. 최빈국에서 선진국 진입직전 까지 도약하여 문턱에서 주춤거리고 있다.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선도국가의 반열에 올랐다.

정치적으로도 독재와 혁명 쿠데타와 반동의 세월을 거처 기어코 자유민주의 체제를 안착 시켰다.2차 세계대전 이전에 식민통치를 경험했던 나라 중에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기적이다.

그러나 위대한 성취에 대한 자부와 긍지만으로 오늘을 맞기 어려운 것이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소득은 3만 달러 수준인데, 국민 의식은 500달러 수준(1970년대)이다.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자랑하지만, 외국인들 눈에는 갑자기 돈을 번 천박(?)한 ‘벼락부자’로 보여 진다. 그저 남에게, 내가 이만큼 가졌다고 자랑하는 것이 좀 산다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행동거지다.
상류층에 속하는 엘리트 일수록 겸손해야 하는데, 오히려 거만을 떤다.말은 유식한데 행동은 무식하기 짝이 없다.

준법정신도 엉망이다. 그들이 ‘노불레스 오블리쥬’를 알 까닭이 없다. 그러니 일반국민은 오죽하랴. 공권력을 우습게 보고, 탈법, 떼 문화가 판을 친다. 사회질서와 공중도덕이 느슨해져 혼란이 가중된다.

자살율이 인구 10만 명당 1983년에는 8.7명이었는데 30년 후인 2013년에는 28.5명이라고 한다. 세계 최고 자살율이다.장기 불황으로 취업난이 지나쳐 젊은이들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가 점점 늘고 있다.

세계 최저 출산율이다. 3포, 살기 힘든 우울한 현실을 표현하는 자조어다. 15세 유소년 인구 비율이 1955년에 41.2% 이었던 것에 비해 2014년에는 13.3%다. 사회의 역동성이 뚝 떨어져 미래 성장 동력이 급속히 줄어 들고 있다. 빈부격차는 점점 심해 저 간다. 보통사람들이 살아가기 힘들고 짜증이 나는 사회다. 1970년대 초 “ 잘 살아 보세” “ 우리도 할 수 있다 “라는 정신 개조를 통해 최빈국을 탈출한 값진 경험이 있다.

광복 70주년을 계기로 아직 후진국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 생활 규범을 바로 세우고 시대정신을 재 정립해야 한다. 의연한 문화국가, 매력국가를 만들어 보통사람이 살기 좋은 선진국으로 당당히 진입해야 한다.
우리는 그럴 능력이 있고 자격이 있다.
김 상 준<비영리단체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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