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의 쉼터

2015-08-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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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78 Exit 24(Oldwick)로 나가서 북쪽으로 1마일 정도 가면 제너럴 스토어가 있다.

오랜 연륜의 소박한 모습을 자랑하는 이 가게는 250여년(Circa 1760) 의 역사를 소중히 간직한 옛 집이다. 조용한 시골의 풍경과 자연을 즐기는 나는 지난 40여년을 한달에 한 두번은 이곳에 가서 점심을 먹곤한다.창 밖에 펼쳐진 푸른 언덕은 시원한 바람을 싣고 내 마음을 구름위에 띄운다.그리고 따끈한 커피 한 잔과 햄버거 한 개를 앞에 놓고 “하늘 나라가 내 것” 이라고 중얼거리며 행복해 한다.

그집에(General Store) 들어서면 옛날 마부들이 들어와 쉬고 간 흔적이 보이는 듯 하고 흙 길에 먼지를 날리며 지나가던 마차의 바퀴 굴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또한 나그네의 기타 줄 튕기는 모습까지 상상하다 보면 마루 바닥 삐꺽거리는 손님들의 발자국 소리 마저도 리드미컬하게 들린다.


가끔 승마복을 입은 귀동자(?) 도 이곳에 나타난다. 나는 어린 시절 영화에서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승마복을 입고 말을 타는 장면을 보고 너무도 부러워서 나도 그렇게 해 보고 싶었는데 나는 말 눈이 무서워서 말 옆에 가지도 못했다.

제너럴 스토어 뒷 편에는 멜릭스(Melick’s) 과수원과 하늘과 맞닿을 것 같은 산책길도 있어 그곳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다.봄에는 사과꽃과 복숭아꽃의 화려함에 발을 멈추고 나도 한 마리의 꿀벌이 되어 꽃속에서 살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리고 가을에는 내가 좋아하는 사과 조나 골드를 따러 그곳을 찾는다.
몇 년전 사과 나무에 올라가 사과를 따다가 땅에 떨어졌었다. 항상 동심인 나를 추스리며 이제 내 나이를 헤아려 보련다.
어느새 또 가을이 오고 있다.

올 해에는 나무에 올라가지 말아야지 하고 결심(?) 하지만 높이 열린 먹음직한 빨간 사과가 또 나를 유혹하지 않을까? …. 참아야지!....

전미리< 전 MBC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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