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70주년 경운장학회 웅변대회 수상작을 읽고

2015-08-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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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애(포레스트 힐)

한국일보 교육란에 실린 지난 8월10일자 뉴욕 일원의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우리 아이들의 영어 웅변 기사는 특별히 우리 2세들의 한국역사 인식과 정체성을 잘 나타내고 있어 넓은 지면을 할애해준 한국일보의 성의에 경의를 표한다.

또한 우리 2세들이 이처럼 자기 조국의 근세사에 심도 있고 알차게 연구해서 발표하게 해준 경운회(한 한국 여자고등학교의 동창회)의 물심양면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지면 관계상 최우수상 수상자인 유진 김의 토픽을 주로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영어로 된 기사로 이해하시는 분들께선 읽으셨겠지만 ‘From an Ecstatic Independence to a Tragic Separation: People versus Politics(환희의 독립에서 비극적인 분단: 백성 대 정치)’ 라는 제목이다. 그 내용을 요약해 본다.

1945년 8.15 당시 미국의 국무장관 딘 러스크와 미 육군 사령관 보네스틸 대령이 북쪽의 소련과의 접경 분쟁과 소련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편의상 적당히 서울을 남쪽에 놓고 그어 놓은 게 우리의 비극 38선이다.
여기서 유진은 자기 조상의 비극적인 가족사를 꺼내 소용돌이치는 한국 역사에 합류한다.

약 장사로 전국을 돌아다니던 평안도의 한 남자. 그는 해방 당시 남쪽 땅에 있었다. 그러다 38선이 굳게 닫혀 북의 가족에게 가지 못하고 외톨이가 된다.

한편, 함경도에서 남편, 어린 아들을 안고 남쪽으로 피난 오다가 길에서 남편과 헤어져버린 한 여자, 남쪽으로 온 이들은 외로운 처지로, 통일이 되면 각자 고향으로 자기들 가족을 만나러 가야지 하는 희망을 안고 동거하게 된다. 그래서 아이도 안 낳는다. 그러나 그들은 기다리고 또 기다린 보람도 없이 간절한 통일의 희망을 안은 채 끝내 눈을 감는데, 그 할머니가 유진의 증조할머니고 그 아들이 할아버지다.

이 글을 읽으면서 짠-한 감동과 한편 슬픔이 몰려오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우리 분단의 비극은 미국 역사책에서 몇 줄로 끝나버릴 사실이 유진에겐 현재 진행형의 슬픈 역사이자 통일의 꿈을 간절히 바라는 염원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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