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절 아침에 생각하는 한인회장 분규사태

2015-08-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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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식(전 플러싱한인회장/대한민국광복회 뉴욕지회 사무장)

미주 곳곳에서 한인회장 할 마땅할 사람이 없다고 한다. 한인회장을 하려면 돈을 써야 한다는 궤변이 노골화된 한인사회의 현실이다.

이처럼 한인사회의 한인회에 대한 객관적인 개념으로 동포의식마저 실종되어 가고 있다. 한인사회를 위해 일하고자 나설 사람이 없으니 책임질 수 없는 이상한 단체들이 민족과 국가를 위한다는 명제로 위험한 정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히려 한인회가 그런 단체들을 뒤쫓아 가는가 하면 급기야는 회장쟁탈 문제로 법정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직능단체들까지 휩쓸려 제각기 불안한 발언에서 제의된 다수의 주장으로 분쟁에 개입하여 합리화시키려는 경향이 짙다.


그야말로 민족과 국가위상을 추락시킨 인사들을 놓고 회장 고르기에만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다. 이러한 추태에 혀를 차고 있는 한인들도 한인회에 대한 생각은 오직 법정귀추만을 주시하고 있는 형편이다. 따라서 미주한인사회에서 한인회장은 물론 한인회의 위상은 이미 한인사회에서 하락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의 초창기시절에 총회장선출 선거에서 선관위의 결정이 하루아침에 번복된 사건이 있었다. 선관위세칙에 따라 단독입후보자가 당연히 회장으로 선출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공고일 까지 등록하지 않았던 인사가 총회가 열리기 전날 회장회원들을 포섭하여 회장으로 추대된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이다. 그는 미국의 막강한 변호사를 대동할 수 있는 변호사여서 미국법정에 제소하면 이길 수도 있었지만 제소하지 않았다.

그 후 회장에 당선된 그는 몇 차례의 한국의 국회의원 선거에도 패소했다. 하지만 낙선의 억울함을 스스로 감수했던 인사는 한국정부의 고위관료로서 국익을 위한 직무소임을 다했다.

회장직책에 연연한 고집으로 한인회를 법정으로 끌고 가는 것은 민족과 50만 한인의 이름으로 용서할 수 없다. 그리고 법정에 서는 순간 그는 회장으로서의 자격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다.

미주한인사회를 대변하며 조국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태동되었던 한인회는 지금 미주한인사회를 대변하며 조국의 발전을 위한 가교역할에 더욱 더 힘을 기울여야 할 시기다. 오직 회장감투에 연연하여 한인사회와 민족과 국가는 아랑곳없이 우리의 목적과 가치를 이해할 수 없는 미국법정에다 판단을 맡겨버리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한인들을 모욕하고 한인사회 위상을 추락시키는 동시 대한민국의 국익에 커다란 손실을 입히는 매국노와 다름이 없다.

광복 70주년 아침에 생각해 본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짧은 임기동안 회장역할 경쟁과 법정투쟁으로 시일을 소비할 것이 아니라 지도자로서의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한인사회와 민족과 나아가서 조국을 위한다면 먼저 내려놓는 자가 이기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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