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노 기술

2015-08-15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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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변천하면서 이전에는 인기 있었던 직업도 요즘은 별 볼일 없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죽마고우는 오래 전에 의과대학에 진학하여 그 당시에 인기가 있었던 산부인과를 전공했으나 요즈음에는 애기를 낳는 사람이 적어서 이전 같지 않다고 하던 기억이 난다.

약 10년 전에 신기술로 나노기술(nanotechnology, NT), 정보기술(information technology, IT), 인간공학(biotechnology, BT), 즉 NT IT BT분야를 많은 국가들이 집중 연구 투자하여 미래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를 기대하였다. 지금은 이들 분야의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으므로 젊은이들은 많은 관심을 가지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나노기술은 nanometer의 크기로의 물질을 다루는 기술이다. 길이를 재는 기본단위는 미터(meter)인데 이의 1,000배는 1km이다. 반면 이의 1,000분의 일의 길이는 1mm, 100만분의 일은 1micrometer(?m), 10억분의 일1/1,000,000,000은 1nanometer(nm) 이다. 즉 NT는1~100 nm크기의 물질을 이용한 기술인데 미세 물질의 특성을 이용한 과학이나 기술이다.


예컨대 인간의 머리카락 굵기가 약 100m인데 나노재료의 크기는 이보다 수천 수만배 작은 입자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 원자로 구성된 물질의 단위격자의 크기가 약 1/10 nm이므로 NT는 여러 개의 원자들 혹은 분자크기의 재료들에서의 물성을 이용한 기술이다.

이러한 초소형의 원자크기가 세계에서는 중력 전자기력 등의 고전적인 연속적인 물리학이 잘 적용되지 않고 양자역학이 적용되어 물질들은 특이한 물리특성을 갖는다. 양자역학이란 원자 전자의 세계에서 전자의 에너지준위가 불연속적인 양자의 정수배로 존재하는 것이다. 나노소자에서 이런 양자특성을 이용하여 우리 생활에 유용한 물건들만 새로운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이다.
50년대에 물리학회에서 파이먼 교수가 각각의 원자나 분자들을 마음대로 조정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NT용어가 시작 되었다. 80년대에 터널 주사현미경 scanning tunneling microscope(STM)이 개발되어 원자의 모양을 사진 찍을 수 있고 심지어 탄소 원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옮기기도 한다. 파이먼 교수의 예측이 실현된 것이다. STM 개발자는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하였으며 이후 atomic force microscope(AFM)으로도 발명이 되어 나노 크기의 구조촬영에 이용되고 있다. 마치 걸리버 여행기에서 소인국에 방문한 것과 같은 공상과학이 나노의 분자세계에서 원자를 자유로이 옮기는 일들이 가능케 된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명체는 주로 탄소 화합물로 구성되어 있다. 우주의 다른 곳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에 대한 탐사가 진행 중인데 탄소, 산소, 물의 존재여부가 관심사이다. 유기물들이 불에 타면 여러 가지의 고체가 되고 이산화탄소의 기체로 변한다. 탄소화합물은 바비큐에 사용되는 차콜이나 석탄, 석유 등으로 변형되어 연료로 사용된다. 고체 결정의 구조에 따라서 연필심 같은 그라파이트 구조, 혹은 초고온 고압에서 합성이 되면 다이아몬드가 되기도 한다.

80년대에 탄소원자 60개가 모여 축구공 모양의 Fullerene 나노구조 발견자들이 노벨화학상을 수상하였다. 김밥말이 같은 탄소 nanotubes도 있고 최근 노벨상 수상 물질 graphene은 탄소 단원자층의 나노 구조로 투명하고 질긴 전기전도성을 가지므로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신소재이다.

탄소 외 다양한 원소로 나노물질, 나노 입자, 나노 신약 등의 신소재로 입는 컴퓨터나 휘는 평판표시소자 전극 등으로 응용개발이 가능한 기술이다. 파생기술로 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MEMS)는 나노크기의 모터 기어 등의 구조물을 반도체 제조공정 이용하여 만드는 유망한 산업분야이다. 이러한 분야에 많은 직업들이 생겨날 전망이다.

염상섭 (물리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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