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분열의 비극을 막자

2015-08-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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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선(뉴욕예술가곡연구회 회장)

지금 40만 한인들이 살고 있는 뉴욕에는 두 한인회장을 맞고 있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자비를 들여가며 봉사하는 봉사직을 놓고 법정싸움으로까지 비화하여 전 한인사회가 수치감과 혼란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추태가 뉴욕타임스에 크게 보도되어 한인들에게 큰 수치심을 안겨주었다.

미주 각 단체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분열, 교회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열, 한국 각계각층에서 일어나는 대치와 분열, 참혹한 6.25전쟁 이후 65년이 지나도록 계속되는 죽이고 죽는 적대적 대치의 남과 북의 분열!


우리 모두는 우리가 겪고 있는 이 비극적 분열상을 더 이상 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 원인을 찾아 개선하고 후대에게 본이 되는 민족상을 남겨주어야 한다. 이 모두가 국민의 정신세계를 다스리는 정신문화가 부재한 까닭이다.

독일도 한때는 동서로 갈라진 민족분단국가였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싸우지 않고 친지상봉, 문화교류, 서신왕래 등이 자유롭더니 10년 만에 통일을 이룩하였다. 독일에는 음악, 문학, 철학 등의 정신문화가 깊게 뿌리를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17세기에 ‘Minnesinger’란 가곡 부르는 단체를 세워 전국을 순회하며 가곡을 부르게 하여 온 국민이 가곡을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

독일의 선조들은 아름다운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의 정신세계를 잘 다스리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면 우리의 선조들은 어떠하였을까?

내가 서울대 음대에 입학한 1965년에도 천막을 치고 실기시험을 보았다. 당시 극심한 부정 레슨비와 부정 입학을 막기 위한 방편이었다. 입학 후 깨달은 사실은 대부분 음악인들이 음악을 하는 목적이 돈을 벌고 명성을 얻는데 있고 아름다운 음악을 창조하고 보급하는 근본 사명에는 너무나 멀리 떨어져 있다는 서글픈 사실이었다.

음악회가 홍수를 이루고 있어도 음악회를 통해 수입을 올리고 명성을 얻는데 목적이 있고 음악회의 순수한 목적과 진정한 사명이 늘 외면당해 오고 있는 것이 한국 음악계의 현실이다. 한국 사람들의 소리는 아름다운 소리다. 가곡을 부르기에 알맞은 아름다운 소리다.

이제 한인사회도 예술계가 정화되고 올바른 연주풍토의 정립이 시급하다. 이는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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