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박인비 `그랜드 슬램’ 쾌거, 한국인 긍지 높였다

2015-08-04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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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박인비가 브리티시 여자 오픈을 거머쥐며 아시아 선수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금자탑을 달성했다. 2일 영국 스코틀랜드의 트럼프 턴베리 리조트 에일사 코스에서 열린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대회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의 성적을 올린 박인비는 2위 고진영을 따돌리고 마침내 4개의 메이저대회를 석권해야 주어지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7번째 주인공이 된 것이다. 이는 LPGA통산 7번째로 2003년 스웨덴의 소렌스탐 이후 12년만의 쾌거이다.

이로써 박인비는 2008년 US오픈에서 처음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이래 2013년 나비스코 챔피언십과 LPGA 챔피언십, US 오픈을 휩쓸었고 이번 브리티시 오픈 우승컵까지 거머쥐면서 ‘커리어 그랜드 슬림’의 꿈을 이루었다.

박인비의 이날 우승으로 한국선수들은 올해 열린 20개 대회 가운데 12승을 기록, 역대 한 시즌 한국 국적 선수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태극낭자들의 이런 자랑스런 승리는 한인 1세는 물론 1.5세와 2세들에게 좋은 롤 모델이 되고 있다.


박인비와 이들 선수들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지난 1998년 US오픈에서 친 볼이 못에 빠지자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공을 쳐올려 우승한 박세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박인비와 수많은 한인소녀들이 골프를 시작했고 10년이 넘어가자 백인여자들의 독무대였던 프로 골프계에 한국 낭자들이 선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이 동기부여가 되면서 누구든 열심히만 하면 성공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여해 주었다. 이번 박인비가 이룬 업적에서 여실히 입증됐다.

박인비의 이번 결실은 어려운 경제에 힘겨워 하거나 실패한 한인들과 실직상태에 놓여 깊은 슬럼프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이민생활을 하는 미주한인들의 자존심과 위상을 한껏 세워주었다는 점에서도 각별한 뜻이 있다.

박인비를 롤 모델로 앞으로 골프 뿐 아니라 각 분야에서 제2, 제3의 박인비 같은 인물이 계속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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