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 밖 생명체의 존재여부

2015-08-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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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객원논설위원>

생명체의 존재. 신비스럽고 감탄스럽다. 그런데 그런 생명체의 존재가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Earth)이외엔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가 얼마나 넓고 깊고 높은가. 인간의 상상으로는 도저히 알 수도 밝힐 수도 없는 우주이다. 그러나 우주 과학의 발달로 지금 인간은 또 다른 곳의 생명체 존재를 알려고 한다.

지난 7월20일 영국 런던왕립학회에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론물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스티븐 호킹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류 최대의 수수께끼인 외계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탐사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돈만 1억 달러. 2016년 1월부터 시작된다. 이에 세계인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호킹박사는 국제적인 혁신 이니셔티브(Breakthrough Initiatives)를 설립하고 각각 외계 생명체 존재에 대한 광범위한 과학적 탐사를 벌이는 혁신적 청취(Breakthrough Listen)와 다른 문명으로 보낼 지구와 인류에 대한 메시지를 만들기 위한 국제 경진대회를 담당하는 혁신적 메시지(Breakthrough Message)를 추진하게 된다.

과연 인간이 다른 세계에도 있을 생명체 존재의 여부를 발견 혹은 확인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열려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7월23일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지녔을 개연성이 있는 또 하나의 지구가 태양계 밖에서 최초로 발견됐다고 알렸다. 붙여진 이름은 케플러-452b. 지구에서 1400광년 떨어져 있다.

지구는 태양과의 거리가 생명체가 살기에 아주 적절한 거리에 놓여 있다. 새롭게 발견된 행성도 항성(태양·케플러-452)을 돌고 있는데 항성과 행성과의 거리가 지구처럼 액체 상태의 물이 표면에 존재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행성이 항성에 너무 가까운 괘도를 돌면 뜨거워서, 먼 괘도를 돌면 추워서 생명체는 살 수 없게 된다.

이.티.(E.T.) 198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공상과학 영화다. 초능력을 지니고 있는 외계인 이티가 지구에 홀로 남아 지구 소년과 함께 위기를 넘기면서 외계인 동료들에게 구출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코믹영화다. 이 영화에 나오는 외계인 이티가 소년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달을 배경으로 하늘을 나는 장면은 기억에 생생하다.

이티가 상영된 후 외계 생명체 존재에 대한 관심도가 훨씬 높아졌다. 이티는 거북이가 목을 쭉 뽑고 있는 것처럼 눈이 아주 커다란 외계인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정말로 외계인이 우주에 살고 있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지구 밖의 생명체의 존재여부가 사실로 밝혀진다면 인류가 써왔던 모든 역사는 다시 써야 할 것이다.

인간에겐 인식의 한계가 있다. 어쩌면 지구 외 생명체가 이미 존재하고 있음에도 인간의 인식 한계로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영국의 천문학자 마틴 리스(Martin Ress)는 이렇게 말한다. “외계인이 이미 우리를 주시하고 있지만 인간 인식의 한계 때문에 우리가 알지 못할 수도 있다”고. 과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외계인의 존재를 주장한 사람 중 하나에 이탈리아 철학자 조르다노 부르노(Giordano Bruno·1548-1600)가 있다. 그는 우주의 무한함과 우주엔 많은 지구와 같은 행성계가 있으므로 지구에서처럼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1992년부터 발견된 외계 행성은 현재까지 1,000여개가 넘는다.

지구는 지금 이 순간도 태양을 돌고 있다. 그러나 세파에 얽힌 인간들, 돌고 있는 지구의 존재여부는 안중에도 없다. 불행이다. 우주의 시작인 빅뱅(Big Bang)과 더불어 가장 신비스러운 수수께끼 중 하나는 지구 안 생명체의 존재다. 스티븐 호킹이 과연 지구 밖 생명체의 존재여부를 밝힐 수 있을까. 인간의 인식, 어디까지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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