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좋은 땀, 나쁜 땀, 이상한 땀’

2015-07-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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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논설위원)

여름철 땀은 불청객이다. 무더위에 짜증나게 한다. 끈적끈적하고 불쾌감을 준다. 평소보다 예민하게 만든다. 스트레스에 민감해지도록 한다. 쉽게 흥분하고 화나도록 한다. 만성피로도 불러온다. 그뿐 아니다. 무기력증마저 몰고 온다. 그렇다고 땀을 홀대해선 안 된다. 속사정을 알고 보면 오히려 고맙게 느껴질 것이다.

땀은 체온을 조절한다. 열이 오르면 내려준다. 그래서 몸의 냉각장치로 불린다. 우리 몸은 항상 36.5도를 유지해야 하는 항온동물인 탓이다. 땀은 노폐물도 배출한다. 양도 만만찮다. 그렇게 콩팥을 쉬게 해준다, 신장 기능 보호 역할이다. 그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 참 고마운 존재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땀을 잘 흘리는 것이야말로 가장 행복한 일’이라 한다. 물론, 땀도 땀 나름이다.


우리가 무심코 흘리는 땀에도 ‘좋은 땀’, ‘나쁜 땀’ 그리고 ‘이상한 땀’이 있다고 한다. ‘좋은 땀’은 흘려도 기분이 상쾌하고 피로하지 않다. 적당한 갈증과 식욕도 느낀다. 잠도 잘 잔다. 좋은 땀의 대표선수(?)는 운동 땀이다. 운동으로 흘리는 땀은 몸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다. 노폐물과 독성물질 배출로 몸도 정화된다. 최고로 좋은 땀이다. 단, 운동은 최소 30분 이상해야한다. 강도는 자기 맥박수의 50%를 넘지 않는 게 좋다고 한다.

높은 온도로 흘리는 땀은 그리 좋은 땀은 아니다. 그래도 5분 정도의 사우나는 좋은 땀을 흘리는 데 도움이 된다. 15분 정도의 반신욕은 사우나보다는 조금 더 좋다. 반신욕 땀은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좋은 땀을 흘리기 위해선 충분한 수분 섭취가 기본이다. 운동할 때도 중간 중간 물을 마셔 수분을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는 의미다.

‘나쁜 땀’은 흘리면 흘릴수록 안 좋은 땀이다. 흘리면 불편을 느낀다. 더 피곤해진다. 주로 피로하고 기력이 떨어져 힘이 들 때 흘리기 때문이다. 정신적 긴장이 심할 때도 나쁜 땀은 등장한다. 잠을 잘 때 흘리는 식은 땀. 그 역시 비정상이니 나쁜 땀이다. 얼굴, 손바닥, 발바닥, 겨드랑이 등 신체 일부분에서 많이 나는 땀도 마찬가지다. 가만히 있어도 유난히 땀을 뻘뻘 흘린다면 이 또한 나쁜 땀이다.
나쁜 땀은 건강의 적신호다. 그럴 때는 건강회복이 선결과제다.

우선, 잠을 충분히 자야한다. 수면 중에는 면역기능이 회복되고 체력을 길러주게 되기 때문이다. 매운 것, 지나치게 뜨거운 음식을 피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음식은 교감신경을 자극하고 수면의 질을 나쁘게 하기 때문이다. 미네랄 보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땀의 성분은 90%가 물이고, 1%가 소금이며, 나머지는 미네랄이기 때문이다. 미네랄 중에서도 칼륨이 많이 든 식품이 좋다. 오이, 수박, 호박, 참외, 복숭아, 포도, 멜론 등 수분 함량이 높은 제철과일이 최고다.

‘이상한 땀’은 병적인 땀이다. 색깔이나 냄새를 통해 알 수 있다. 황달이 있으면 노란색 땀을 흘린다. 내의색깔이 노랗게 변하면 황달을 의심해야 한다. 이상한 냄새가 나도 마찬가지다. 몸에 이상이 있다는 증거다. 빨리 전문의를 찾아가야 하는 땀. 그런 땀은 나쁜 땀이다. 무한증도 그렇다. 전혀 땀이 나지 않으니 병적증상으로 봐야 한다. 주로 유전이나 피부 이상일 수 있다. 그러니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필요하다.

이처럼 땀은 신체조건에 따라서 변화가 많은 증상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땀을 통해 스스로가 몸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어느덧 7월도 마지막 주. 무덥고 끈적끈적한 여름 날씨다. 불쾌지수도 올라간다.

더위에 숨이 막힐 지경인데 흐르는 땀은 짜증스럽다. 한여름 땀과의 전쟁을 벌여야 한다. 이럴 때는 운동으로 좋은 땀을 흘리는 것이 건강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땀이라도 너무 많이 흘리면 몸의 원기를 빼앗길 수 있다. 따라서 한여름을 건강하게 지내려면 땀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필요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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