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재융자, 사전에 따져봐야 할 사항 많다

2015-01-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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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익 분기점’ 시기를 예측해야 한다

▶ 대출 만기기간 고려 재융자 실시 결정

[올해 초 마지막 기회]

모기지 금리가 여전히 얼어붙어 있다. 지난해 말 30년 만기 고정금리가 소폭 상승했지만 4%를 넘지 않았다. 올해부터 모기지 이자율이 본격적인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지만 상승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해 모기지 금리가 예상과 달리 하락세를 보이자‘재융자 미니 붐’이 일었던 적이 있다. 올해도 본격적인 모기지 금리상승을 앞두고 지난해 재융자를 실시하지 못했던 주택 소유주들의 재융자 신청 러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재융자를 신청하는 가장 큰 목적은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 이자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재융자 신청 때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무조건 비용이 절약되는 것만은 아니다. 재융자 실시를 통한 혜택을 높이려면 사전에 따져봐야 할 사항이 많다. 올해 초 재융자 계획이 있다면 몇 가지 질문을 통해 재융자에 따른 혜택이 실제로 있을 지부터 알아봐야겠다.


■ 재융자 손익 분기점 언제인가?


재융자를 실시하려는 가장 큰 목적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다. 기존의 이자비용을 조금이라도 낮춰서 가계부 부담을 줄여보려는 것이 재융자의 주된 목적이다. 비용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재융자를 실시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최근 이자율이 낮아 높은 이자율을 적용 받고 있다면 재융자를 통해 이자 비용을 얼마든지 낮춰 볼 수 있다.

그러나 재융자를 하게 되면 일반 모기지 대출과 마찬가지로 수수료가 발생한다.

낮은 이자율로 전환해 이자 비용을 낮출 수 있지만 반대로 당장 수천달러에 달하는 재융자 수수료 비용을 내야 한다. 따라서 미리 일시불로 납부한 재융자 수수료 비용과 매달 조금씩 절약되는 이자 비용이 일치하는 ‘손익 분기점’ 시기를 예측해야 한다.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기 전에 재융자한 집을 처분하면 재융자 수수료 비용이 만회되지 않아 재융자로 인한 비용 절약 혜택은 없다. 적어도 손익 분기점을 넘겨야 재융자 실시에 따른 혜택을 다만 얼마라도 건질 수 있다. 이 기간이 길면 길수록 재융자 혜택도 커진다.

일반적으로 재융자를 한 후 손익 분기점에 도달하는 시기는 약 2~3년 정도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재융자 손익 분기점을 정확히 예측해 주는 온라인 계산기를 이용하면 손익 분기점을 쉽게 알 수 있다.

모기지 시장 조사업체 HSH 닷컴의 계산기 ‘http://www.hsh.com/refinance-calculator/’ 에서 기존 및 재융자 후 모기지 정보를 간단히 입력하면 손익 분기점까지 걸리는 개월 수를 확인할 수 있다.



■ 재융자 후 만기는?

기존의 높은 이자율을 낮은 이자율로 전환하면 매달 납부하는 페이먼트 금액이 낮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기지 대출 만기까지 남아 있는 기간을 고려해서 재융자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만기까지의 전체 이자 비용 절감액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매달 납부하는 페이먼트 금액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점에 현혹되면 안 되고 재융자 실시 후 새로 발생하는 전체 이자 비용까지 따져봐야 한다.

예를 들어 기존 모기지 대출을 받은 기간이 1~2년 사이로 얼마 되지 않은 경우 재융자를 통해 다시 30년 만기 대출을 받아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기존 모기지를 갚아나간 지 이미 10년 이상된 경우 다시 30년짜리 모기지 대출을 받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이자 비용만 물어야 하는 셈이다. 기존 모기지의 만기가 비교적 짧다면 재융자를 통해 장기 대출을 받는 것보다 15년 내지 10년 등 단기로 갈아타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어느 은행을 통해 재융자를 해야 하나?모기지 대출을 받은 기존 은행을 통해서만 재융자를 받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경쟁은행 등 여러 대출기관을 통한 재융자 옵션을 비교해 재융자를 실시하면 혜택이 더욱 커진다.

기존 은행을 통한 재융자의 경우 대출 고객에 대한 자료를 이미 확보하고 있어 재융자 절차 등이 간소하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이자율 등은 타 은행보다 덜 유리하다.

이미 높은 이자율을 적용받고 있는 고객에게 낮은 이자율을 제공하면 그만큼 은행 측 수익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기존 은행과 재융자에 대해 문의하기 전 여러 은행을 통해 제시되는 시중 이자율과 수수료 비용 등을 비교해 기존 은행에 접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주택 시세가 떨어져도 가능한가?

일반 모기지 대출과 마찬가지로 재융자를 할 때도 주택 가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택 시세가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 재융자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대출 은행은 재융자 승인을 결정하기 위해 주택 시세 대비 대출 비율인 ‘주택담보 대출’(LTV)을 계산하는데 주택 소유주 역시 이 비율을 미리 알아보면 재융자 가능성을 알 수 있다.

주택 시세의 경우 부동산 에이전트에게 자료를 요청하거나 부동산 정보 웹사이트를 통해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남아 있는 모기지 원리금을 주택 시세로 나누면 담보 대출비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비율이 약 80%를 넘지 않아야만 재융자를 신청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 모기지 대출이 FHA, VA 융자인 경우 주택시세와 상관없이 재융자를 신청할 수있고 프레디맥이나 패니매의 보증을 받은 대출도 시세와 상관없이 특별 재융자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 크레딧 점수 기준은?

크레딧 점수 역시 재융자 성공 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따라서 재융자를 신청하기 전에 먼저 크레딧 점수를 확인해 보고, 만약 낮다고 판단되거나, 오류가 발견되면 미리 정정하는 것이 좋다.

재융자는 물론 일반 모기지 대출에 적용되는 크레딧 점수 기준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상당히 높아졌고 아직도 높은 편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크레딧 기준이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면서 크레딧 점수 벽에 막혔던 재융자 시장이 조금씩 풀릴 전망이다. 모기지 프로그램 업체 엘리매에 따르면 최근 재융자 승인을 받은 대출자들의 평균 크레딧 점수는 약 732점인 반면 승인이 거절된 신청자들의 평균 크레딧 점수는 약 714점으로 조사됐다.


■ ‘노’ 수수료 재융자를 해도 되나?

수수료가 들지 않는 재융자 프로그램에 귀가 솔깃해지기 쉽다. 재융자를 하고 싶은데 당장 내야하는 수수료가 없는 주택 소유주에게는 더욱 그렇다.

실제로 수수료가 들어가지 않는 재융자는 없다. 수수료 비용을 당장 내지 않는 대신 이자율이 높아지거나 대출금에 포함되는 등 결국 수수료를 내야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수수료 비용이 재융자 실시의 가장 큰 장벽이라면 수수료가 없는 재융자를 고려해도 되지만 결과적으로 페이먼트 부담을 낮추는 등 혜택은 많지 않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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