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의 변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딜레마’

2014-12-2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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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소이전, 교인 반발 부딪힌 교회 결국 문 닫아

▶ 예배 시간·순서 변경도 충분한 사전 설득 필요

교회의 변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딜레마’

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달라지면 교회도 새로운 모습을 갖춰야 하며 교회의 지도자는 교회의 상황을 파악하고 가장 바람직한 변혁의 속도와 방향을 찾아야 한다.

■변화유형 8가지와 대처방법

변화를 피할 수 있는 조직은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변하게 마련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바뀌고 사람이 달라지면 교회도 새로운 모습을 갖춰야 한다. 적극 대처하든가 아니면 소멸되든가, 다른 선택은 없다. 현명한 지도자는 교회가 처한 안팎의 상황을 파악하고 가장 바람직한 변혁의 속도와 방향을 찾는다.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지난 20일 교회의 가장 전형적인 여덟 가지 변화 유형을 제시하면서, 교인의 갈등이나 저항도 이런 경우에 증폭된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교회나 목회자가 필요에 따라 추진해야만 하는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톰 레이너 라이프웨이 리서치 대표는 우선 교회가 장소를 이전해야 하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커뮤니티에 흑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교인이 급감하는 백인 교회의 사례를 들었다. 이 교회는 적극적으로 커뮤니티를 향해 다가가든가 아니면 교회를 이전해야 했지만 두 가지 선택을 모두 거부했다. 그리고 10년이 못 돼 교회는 문을 닫았다. 교회를 이전하는 건 종종 가장 큰 반발을 일으키지만 필수적인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교회의 이름을 바꾸는 것도 성도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레이너 대표는 최근 지역 명칭을 교회 이름의 뒤에서 앞으로 옮기는 단순한 변화도 교인들의 반대로 무산된 경우를 소개했다. 다른 교회와 차별화를 꾀하고 교회의 정체성을 부각시키는 이름이었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성도를 설득하는데 실패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예배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일이다. 근래에는 예배 형식을 새롭게 받아들이는데 사람들의 마음이 점점 오픈되고 있지만 여전히 옛 방식만 고수하는 교인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예배시간을 바꾸는 것도 만만치 않은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 주일 오전 11시에 드리던 예배를 다른 시간대로 변경하려 하자 “11시는 ‘성경적 시간’이어서 예배시간을 바꾸면 교회를 떠나겠다”고 주장하는 교인도 있었다고 레이너 대표는 전했다.

또 예배순서를 갖고 고집을 부리는 케이스도 있다. 주보에 헌금이나 찬양순서를 바꿨다고 화를 내는 성도를 얼마든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교회나 목사는 사소해 보이는 이런 경우까지 사전에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일곱 번째는 건축이다. 사안이 중대하고 파괴력이 큰데도 불구하고 상당수 교회들이 건축에 대해 비교적 쉽게 접근하는 성향을 보인다고 레이너 대표는 지적하고 있다. 교회 시설을 증개축할 필요는 얼마든지 있고 반드시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검토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회 사역자나 직원이 바뀌는 경우를 들 수 있다. 교역자나 스태프가 해고될 수도 있고 아예 자리가 없어지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직접 말은 안 해도 해당 사역자가 은연중에 사직 압력을 느낄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교인 가운데는 바로 그 교역자와 친밀한 관계를 가진 사람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어느 사역자가 교회를 떠나게 되면 당연히 이에 분노하는 교인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한편 라이프웨이 리서치는 이와는 별도로 교회의 이름을 개명해야 하는 환경을 조사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교회가 최우선으로 내세우고 싶은 사항을 알리기 위해서는 교회 명칭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장소의 이전 등으로 인해 교회의 이름을 변경할 필요성이 생길 수도 있으며, 도시나 거리 명칭을 새로 넣어 지리적 정체성을 부각할 수도 있다. 인근 교회의 이름과 비슷한 경우도 새 교회명을 지어야 할 수 있고, 이전에 커뮤니티가 교회에 대해 가졌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해 교회 명칭을 변경하는 케이스도 있다. 또 교회의 합병으로 인해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기도 한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walkingwith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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